㈜연우 김태연(51) 대표가 25일 오후 대구시청을 찾아 김범일 시장과 면담을 했다. 임 차이 리(Yim Chhay Ly) 캄보디아 부총리와 또잇 찬코살(Tauch Chankosal) 건설교통부 차관 등 캄보디아 정부 고위공무원들을 데리고 나타난 자리였다.
한때 김 대표는 지역에서 주택 및 골프장 사업을 활발히 벌였지만 공금횡령 및 세금포탈 혐의로 법원으로부터 실형을 선고받으면서 지역에서는 수년간 잊혀진 존재였다.
그런 그가 이날 캄보디아 정부 공무원들을 데리고 대구를 방문한 이유는 뭘까? 김 대표는 '금의환향'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최근 캄보디아 정부로부터 프놈펜 시내 경전철(40㎞) 및 대중 교통시스템 개발과 태양광발전을 중심으로 한 녹색에너지 복합단지(180㎿) 개발 사업을 따냈다. 총 공사비만 4조원 상당의 거대한 프로젝트다. 지난해 2월부터 프놈펜 중심가에 2억4천만달러를 들여 짓고 있는 캄보디아 최고층인 42층짜리 빌딩 공사에 이은 두 번째 성과다.
김 대표는 2005년 실형 선고 이후 타지에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고 했다.
"그동안 쌓아놓은 것이 한꺼번에 무너져내린 심정이었어요. 하지만 이대로 주저앉을 수는 없다 싶어 동남아로 눈을 돌렸습니다."
4년 동안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캄보디아와 베트남, 중국 등지를 떠돌며 보냈다. 시련의 시기도 많았지만 행운의 여신은 찾아왔다.
"캄보디아 총리와 면담을 요청해 다짜고짜 캄보디아에서 제일 높은 빌딩을 짓고 싶다고 했지요. 처음엔 갸우뚱하더니 몇 달 동안 계속해서 사업 계획서를 들고 찾았더니 'OK' 하더군요. 높이도 가장 높지만 용적률도 우리나라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2천%나 됩니다."
김 대표는 캄보디아 사람들이 순박해서 한 번 맺은 신의는 끝까지 지킨다고 했다. 이번 경전철 사업도 그때 맺은 인연의 결과물이라는 것.
김 대표는 경전철 사업과 태양광발전소 건설을 위해 20일부터 부총리 등과 함께 한국 곳곳을 누비고 있다. 이날도 경전철 시험소가 있는 경산을 방문했으며, 대구시는 지역의 강점인 솔라셀 분야의 수출을 연결해주기 위해 찾았다고 했다.
"내년부터는 캄보디아 인근 165만2천900㎡(약 50만평) 규모의 신도시 개발 사업에 착수할 계획입니다. 2조원이 드는 큰 사업이지요. 한때 불미스런 일로 좌절도 겪었지만 외국에서 재기를 꿈꾸며 노력하고 있어요."
김 대표는 "앞으로 캄보디아와 대구의 경제발전을 위한 연결고리 역할을 할 수 있는 일을 많이 만들 생각"이라고 했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홍준표, 정계은퇴 후 탈당까지…"정치 안한다, 내 역할 없어"
세 번째 대권 도전마저…홍준표 정계 은퇴 선언, 향후 행보는?
[매일문예광장] (詩) 그가 출장에서 돌아오는 날 / 박숙이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