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 한국의 축구대표팀이 1983년 멕시코대회 4강 신화 이후 26년 만에 4강 진출을 노린다. 8강전에서 만나는 상대는 6일 밤 남아프리카공화국에 2대 1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고 올라온 아프리카의 강호 가나.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9일 오후 11시 30분 이집트 수에즈의 무바라크 스타디움에서 가나와 '4강 진출'을 놓고 물러설 수 없는 한판 대결을 벌인다.
가나는 올해 20세 이하 아프리카축구연맹 선수권대회 결승에서 카메룬을 꺾고 우승한 아프리카 최강팀이자 1993년 호주 대회 및 2001년 아르헨티나 대회에서 각각 준우승을 차지한 전통 강호다.
그렇다고 꺾지 못할 상대는 아니다. 한국팀의 가장 큰 무기는 자신감과 상승세. 조별리그 및 16강에서 북·남미의 강호 미국과 파라과이를 잇달아 3대 0으로 대파하고 8강에 올라 사기와 자신감이 충천해 있고, 팀 분위기 또한 최상이다. 이번 대회 예선부터 화끈한 공격 축구의 진수를 보여주며 8강까지 오르는 등 감독 및 선수들의 역량과 기량이 어느 때보다 출중한 것도 큰 장점이다.
이와 함께 한국의 경우 가나보다 하루 일찍 8강에 진출해 체력적으로 여유가 있고 수에즈 무바라크 스타디움도 한국이 조별리그에서 경기를 치렀던 장소여서 푹신한 '스펀지 잔디'에 상대적으로 익숙한 것도 유리한 점이다. 또 8강 상대 가나와는 1997년 친선경기 이후 12년 동안 만난 적이 없지만 1997년 당시 1승1패로 막상막하의 경기를 보여 한 번 해볼 만하다는 평가다.
한국은 8강 가나전에서 최전방 공격수 박희성(고려대)과 '홍명보 호의 황태자' 김민우(연세대)가 투톱으로 나서 가나의 골문을 열어젖히고, 좌우 날개는 지난해 K-리그 신인왕 이승렬(FC서울)과 조영철(일본 니가타) 서정진(전북 현대)이 중용될 것으로 보인다. 포백 수비는 윤석영(전남) 김영권(전주대) 홍정호(조선대)가 유력하다. 다만 16강 파라과이전에서 선취골을 터뜨린 '왼발의 달인' 김보경(홍익대)이 경고 누적으로 결장하는 것이 아쉽다.
가나의 경계 대상 1호는 간판 골잡이 도미니크 아디야와 랜스포드 오세이. 이들은 각각 162㎝, 168㎝의 단신이지만 스피드와 위치 선정 능력이 좋고 강력한 슈팅력까지 갖추고 있다. 아디야는 남아공과의 16강에서 역전 결승골을 터뜨리는 등 4경기에서 4골을 넣는 가공할 만한 득점력을 자랑하고 있다.
홍명보 감독은 "가나는 선수들의 체격이 작지만 단단하고 빠르며 개인 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경기가 끝날 때까지 긴장을 늦춰선 안 될 것"이라며 "카메룬과 독일, 미국과 경기를 치르면서 스스로 강해졌다고 생각하는 자만심을 버리고 수비 조직력을 바탕으로 재밌는, 이기는 경기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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