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인가 '돈키호테'인가. 자본주의 종주국 미국에서 평생 공산주의 활동을 했다면 믿을 수 있겠는가.
미국 공산당의 거두 거스 홀(Gus Hall)은 1910년 오늘, 미네소타주 북부 철광지대에서 핀란드계 노동자 가정에서 태어났다. 공산당 당원이었던 부모의 영향으로 15세때 벌목꾼으로 일하면서 마르크스주의 공부를 했다. 1937년 철강노동자조직위원회를 구성, 오하이오에서 철강 노동자 파업을 이끌었지만 실패했다. 국가전복 혐의로 8년간 복역한 뒤 1959년 미국 공산당 의장에 선출됐다. 1972, 76, 80, 84년 네차례 대통령 선거에 출마했지만 최고 득표는 76년 5만 9천표였다.
소련 체제를 끝까지 옹호했고 북한을 제국주의 위협을 이겨낸 모범국가로 평했다. 말년에 소련 KGB에게서 거액을 받아온 사실이 드러났다. 당 운영비 200만 달러와 자신의 농장 구입비까지 얻어쓰는 바람에 그의 신념은 '돈'때문이었다는 비아냥을 받았다.
소련과 동구권이 무너졌는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2000년 죽을때까지 공산주의를 버리지 않았다. 그의 사망 후 유력지 뉴욕 타임스는 이례적으로 사설 한편을 그에게 할애했다. 특이한 인생역정이었다.
박병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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