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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스팅 홀대…지역 음악인 외면하는 대구오페라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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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비는 대구서 쏟아붓고 무대는 수도권 '그들만의 잔치'

대구오페라하우스가 각종 공연에 지역 음악가들에게 출연 기회를 주는 데 인색하게 구는 등 지역 음악인들을 외면, 홀대하고 있다는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지역 음악계에 따르면 대구오페라하우스는 현재 진행 중인 대구국제오페라축제를 맞아 대전문화예술의 전당, 고양문화재단과 총 8억원을 공동 투자해 이달 3개 도시를 순회 공연한 오페라 '사랑의 묘약'에서 대구 음악가나 연주 단체를 배제하고 수도권 중심의 음악인 일색으로 공연진을 구성했다. 이 때문에 대구오페라하우스가 자체 예산으로 2억7천여만원의 제작비를 부담, 대구국제오페라축제 무대에 작품을 세우고도 "남의 잔치만 벌였다"는 지적이다.

'사랑의 묘약'은 당초 각 도시별로 5명의 주역 성악가들로 팀을 구성키로 했으나 대구오페라하우스는 5명 중 1명만 지역에서 활동 중인 성악가를 무대에 세워 출연자 선정 단계에서부터 잡음이 불거졌다. 실제 이달 8일 대구팀 공연 경우 지역 모 대학 교수인 소프라노 한 명을 제외하면, 나머지 테너, 베이스, 바리톤 가수 등은 모두 서울에서 활동 중인 성악가들이었다. 특히 이번 '사랑의 묘약' 경우 반주를 맡은 오케스트라와 합창단이 모두 서울 등 타 지역 연주 단체여서 '공동 투자·제작'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라는 것.

대구오페라하우스 측은 의도하지 않은 결과라는 입장이다. 김홍승 관장은 "당초 3명의 지역 출신 성악가를 추천했는데, 이중 한 명이 건강상 문제를 이유로 연습 도중 하차했다"며 "그래서 기량이 뛰어난 서울 출신 테너 한 명을 캐스팅했고, 공연에 참가한 나머지 소프라노 한 명도 중앙에서 활동하지만 엄연한 이 지역 대학 출신"이라고 해명했다. 이번 공연의 성악가 선정은 별도 추천위원회를 거치지 않고 김 관장이 직접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그는 합창단과 오케스트라 구성과 관련, "연습 장소가 수도권(고양)쪽이다보니 그쪽 연주 단체를 쓰는데 동의한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지역 음악계의 시선은 싸늘하다. 그동안 지역 음악가들에게 출연 기회를 잘 주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아 온 대구오페라하우스가 이번에도 '돈은 대구에서 대고 타 지역 음악가에게 무대를 제공하는' 일을 반복했다는 것이다.

한 지역 음악인은 "대구는 전국에서도 손꼽히는 성악의 도시"라며 "대구오페라하우스 측에서 실력을 기준으로 캐스팅을 했다고 하지만, 과연 대구 성악가들을 제대로 알아봤는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또 다른 음악인은 "합창단이나 오케스트라 문제도, 지휘자 한 명만 대구로 내려와서 대구팀과 연습하면 해결되는 것 아니냐"며 "대구오페라하우스 측도 그렇고 서울 출신의 현 관장도 대구 음악 발전에 관심이 없거나 홀대한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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