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아서 교행조차 안 되는데, 어떻게 달리란 말입니까?"
대구시와 수성구청이 최근 고모로(2군사령부~달구벌대로 가천동 입구·5.4km)에 조성한 '조깅로'가 시민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다. 겨우 한 사람이 지날 정도로 폭이 좁은 데다 그마저 일부 구간만 만들어져 고산지역 달구벌대로 쪽에서는 접근조차 쉽지 않기 때문이다.
시와 구청은 2011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붐 조성과 웰빙바람에 맞춰 16일 개통한 고모로 한쪽 인도에 폭 1.15m의 조깅전용로를 만들었다. 조깅로는 달릴 때 발이 받는 충격을 줄이기 위해 우레탄을 깔아 공사비가 보도블록보다 2배 이상 많은 4억원이 들었다.
하지만 폭이 좁은데다 바로 옆에 가로수와 가로등, 교통표지 등이 설치돼 보행자들이 조깅로를 이용할 수밖에 없다. 마라톤 동호회 회원인 이모(43·수성구 만촌동)씨는 "겨우 한 사람이 뛸 수 있을 정도로 폭이 좁아 불편한데다 보행자를 만날 경우 부딪히지 않으려면 달리기를 멈춰야 한다"고 했다.
게다가 조깅로가 무열로에서 고모역까지만 만들어져 반쪽짜리에 그치고 있다. 고모로에서 달구벌대로까지 2.1km구간은 보도블록을 깔아 놓은 상태. 강모(57·수성구 신매동)씨는 "시지 쪽에서는 접근이 쉽지 않고, 진입로에 보도블록이 깔려 있어 조깅로가 있는지도 몰랐다"며 "누가 이용하라고 조깅로라는 이름을 붙였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이에 대해 수성구청 관계자는 "도로가 2000년에 설계됐고, 인도폭이 2.5m로 좁아 조깅로를 넓히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나머지 구간 역시 예산이 부족해 부득이하게 인도로 조성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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