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9년 10월 26일 9시 30분. 안중근은 하얼빈 역에서 일본 정계의 거물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한다. 그런데 총탄이 발사되고 이토가 쓰러진 그 순간, 놀랍게도 촬영 카메라가 돌아가고 있었다. 안중근 의사의 의거 순간을 담은 귀중한 역사적 기록인 것이다. 그러나 최근까지도 그 필름의 행방은 오리무중이었다. 24일 오후 8시 방영되는 KBS1 TV '역사스페셜, 안중근 의거 100년-이토 저격 영상을 찾아라' 편에서는 안중근 의거 100주년을 맞아 세계를 뒤흔든 안중근 의거 현장의 필름 원본을 추적한다.
'(나는) 영사기의 핸들을 돌리고 있었다. 폭죽과 같은 소리가 났다. 그 소리는 안중근의 저격 소리였다. 이때 사람들이 놀라 대혼란이 일어났다.' 의거 장면을 찍은 러시아 촬영기사는 당시를 이렇게 묘사했다. 거사 직후, 다모노기라는 일본인은 1만5천엔이란 거금을 들여 필름을 샀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이듬해 2월 도쿄 국기관에서 공개 상영된 후 필름은 종적을 감춘다. 그 후 현재까지 알려진 영상은 저격 장면이 빠진 20여초 분량의 편집된 영상이다. 필름 원본은 어디로 갔을까.
제작진은 필름을 구입해 간 다모노기의 후손과 필름 원본의 행방을 추적했다. 그 결과 1941년 제작된 '뉴스영화발달사, 약진의 흔적'이라는 뉴스 필름에서 최근까지 알려진 것보다 훨씬 더 긴 40초가량의 의거 당일 영상을 찾아냈다. 이 필름 원본에는 이제껏 한번도 알려지지 않았던 장면이 포함되어 있었다. 이는 편집되지 않은 또 다른 영상이 있다는 사실을 방증한다.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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