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길을 찾아 떠나다… <1> 김천 모티길

모퉁이 따라 세시간, 걸음걸음 가을을 즈려밟다

모티길 가는 길의 수도계곡 용추폭포. 수도계곡은 맑은 물과 소(沼), 가을 단풍이 어우러져 절경을 이루고 있다. 김태형기자
모티길 가는 길의 수도계곡 용추폭포. 수도계곡은 맑은 물과 소(沼), 가을 단풍이 어우러져 절경을 이루고 있다. 김태형기자

깊어가는 가을, 울긋불긋 단풍이 물든 산속 길을 연인과 함께, 가족끼리 걸어볼까? 김천의'모티길'을 추천하고 싶다. '모티'란 '모퉁이'의 경상도 사투리다. 모티길은 길손들에게 가을 단풍의 절경을 선물한다. 길은 스쳐가는 곳만은 아니다. 길엔 느림의 미학이 있고, 역사·문화 체험, 가슴에 청량제를 담는 웰빙 체험도 있다. 다양한 볼거리까지 있다면 꽤 괜찮은 길 나들이가 아닐까.

모티길은 2개 코스다. 직지사를 중심으로 한 '직지문화 모티길'과 김천에서 가장 높은 산, 수도산을 탐방하는 '수도 녹색숲 모티길'이다. 내년 봄에는 '자두꽃길'이 길손들을 기다린다.

◆직지문화 모티길

천년고찰 직지사와 연결되는 코스다.

직지초등학교를 출발해 방하치 녹색체험마을, 방하재, 돌모 농촌체험마을, 직지문화공원으로 돌아오는 길이다. 10km로 3시간 가량 걸린다.

직지사는 신라 때 두 번째로 창건된 고찰이다. 조선 2대 정종의 어태가 안치돼 있고, 임진왜란 때 풍전등화에 놓인 국운을 되살린 사명대사의 출가득도 사찰로도 유명하다. 방하치마을은 마을경관이 아름답고, 옛 전통이 살아 숨쉬는 곳이다. 산으로 둘러싸인 마을을 한바퀴 돌면 꼬불꼬불한 돌담길과 전통우물 등이 한층 고풍스러운 멋을 자아낸다. 돌모마을에는 호두가 있다. 호두나무를 분양받아 키울 수 있다. 개울가에서 가재잡기, 종이배 띄우기 등의 미니 체험이 가능하며 전통주막도 복원해 놓았다. 직지문화공원은 170m에 이르는 성곽과 담장이 특징적이다.

경부고속도로 김천 IC에서 승용차로 20분 거리며 직지사 템플스테이, 호텔, 모텔, 민박 등 숙박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

◆수도 녹색숲 모티길

증산면 수도산 수도마을에서 출발해 임도를 따라 자작나무 군락지, 단지봉 중턱, 낙엽송 보존림 등을 거쳐 김천의 남쪽 끝인 황점리에 도착하는 길이다. 15km에 4시간 정도 걸린다.

해발 1,000m의 임도 숲길을 걸으며 바라보는 가을 단풍이 가히 절경이고, 가는 길 내내가 산림테라피다. 길 곳곳의 오지마을 풍경도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또 수도계곡은 어는 한 지점도 눈길을 빼앗기지 않을 수 없는 비경을 간직한 곳이다. 특히 가을 단풍은 오색의 조화가 절정을 이루고 있다. 여름에는 계곡 곳곳의 소(沼)가 맑은 물을 뿜어낸다. 김천의 수도계곡에는 성주와 김천 땅의 명승지인 무흘구곡(계곡) 중 4곡을 갖고 있다.

모티길 초입에 위치한 옛날솜씨마을에는 갖가지 체험이 길손들을 기다린다. 주민 모두가 한 가지 옛 솜씨를 간직하고 있다고 해서 붙여진 마을 이름이다. 짚공예, 전통음식은 물론 제기차기, 널뛰기, 줄넘기 등 전통놀이도 다양하다. 마을은 고즈넉해 어린 시절 외갓집의 따스함이 절로 난다고 할까. 김천IC에서 1시간 거리며 숙박시설로는 청암사 템플스테이 등 20여개의 민박이 있다. 문의 054)420-6062.

◆자두꽃길

김천은 전국에서 자두재배 면적이 가장 넓은 곳이다.

농소, 조마, 구성, 남면 등 4개 면에 걸쳐있다. 봄에 자두꽃이 장관을 이룬다.

김천시는 내년 4, 5월 자두꽃 개화기에 맞춰 이번 겨울 꽃길을 완성한다. 4개 면에 걸쳐 가족과 함께하는 자두꽃길 10곳(코스당 2~3km)을 내고, 자전거길 및 자동차 드라이브길(코스당 30km)도 만든다.

길이 나는 내년 5월에는 자두길 체험 길손들을 대상으로 자두꽃 사진콘테스트를 열고, 자두 수확기인 7월 자두 재배지에서 시상식을 열 예정이다.

자두꽃길도 걷고, 사진도 찍고, 직접 자두도 따는 '일석삼조'의 체험길을 만드는 것이다. 시는 자두꽃길과 연계해 자두따기 체험 및 자두나무 분양도 할 계획이다.

이종규기자 jongku@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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