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오페라하우스가 대전문화예술의전당, 고양문화재단과 합작해 오페라를 제작하면서 거액의 사업비를 허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3개 단체는 제작비를 공동 부담해 8억 원을 들여 오페라 '사랑의 묘약'을 제작했다. 각 도시에서 하루 공연 인원을 캐스팅해 3개 지역에서 사흘 동안 순회공연을 가질 계획이었다. 3개 도시 문화단체가 공동으로 출자해 작품을 만드는 것은 처음이어서 이 시도는 성공 여부가 많은 기대를 모았다.
대구오페라하우스는 2억7천만 원의 제작비를 부담했다. 하지만, '사랑의 묘약'은 주역급이 5명이지만 대구에서 활동하고 있는 성악가는 서울대 출신의 영남대 교수 단 한 명뿐이었다. 대전의 성악가가 4명이나 포함된 것과 큰 차이가 있다. 또 지휘자, 부지휘자, 교향악단, 무용단, 합창단은 모두 외부 인사로 채워져 결국 대구오페라하우스는 3일 공연하는 오페라 한 편을 2억7천만 원에 사온 셈이 됐다.
이 사태는 대구오페라하우스 관장의 독단에서 비롯됐다. 관장은 캐스팅을 혼자 결정했다. 3명을 추천했으나 한 명은 개인 사정으로 중도 하차했고, 영남대 출신으로 성남에서 활동하고 있는 성악가는 정작 출연은 다른 팀에서 했다. 공동 제작의 의도는 각 지역의 공연문화를 활성화하기 위한 것이다. 제작비가 많이 들어 공동 제작을 하고, 순회공연을 함으로써 그 지역의 성악가에게 무대를 제공한다는 데 의의가 있다. 단순히 3개 단체 공동 제작에만 의미를 둔다면 거금을 들일 이유가 없다.
대구오페라하우스의 1년 공연 기획비는 11억 원이다. 연중기획인 브런치 오페라 개최 경비 3억3천만 원을 제외하면 7억7천만 원에 지나지 않는다. 그 중 35%가 넘는 2억7천만 원을 아무런 성과 없이 써버린 것이다. 중간 과정이 어떻든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잘못된 결과에 대한 것이 아니라 그 기획을 독단적으로 처리한 것에 대한 책임이다.
대구오페라하우스에 대한 관리 감독권은 대구시에 있다. 그동안 대구시는 전문가 영입을 이유로 관장의 파행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했다. 외부 전문가 영입은 더 나은 결과를 얻기 위한 것이지 결정과 시행을 독단적으로 하라는 것이 아니다. 어떻게 운영해도 책임을 지지 않는다면 더 이상 어떤 발전도 기대하기 힘들다. 이러한 파행의 재발을 막기 위한 대구시의 제도적 장치 마련이 필요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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