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 사이에 신종플루가 급격히 확산되면서 지역 초·중·고교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학교마다 발열체크와 위생을 강화하고 있지만 숙지지 않는 확산 추세에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수능시험(11월 12일)을 보름 앞둔 고3 수험생들은 신종플루로 시험을 망치지 않을까 극도로 긴장한 표정이고, 초등학교 앞은 자녀들을 따라나온 학부모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
28일 오전 7시 20분쯤 대구 수성구의 A고교. 마스크를 끼고 발열체크를 해야 교실로 갈 수 있었다. 한 교사는 "37℃ 이상이면 보건실로 보내 다시 열을 재고, 1교시가 끝나도 열이 내리지 않으면 집으로 돌려보낸다"고 했다.
수업을 앞둔 교실에서는 잡담을 나누느라 시끌벅적했던 모습이 사라졌다. 2학년 김모(17)군은 "일부러 헛기침을 하는 학생도 있지만 대부분은 신종플루에 걸리지 않으려 개인 위생을 철저히 하고 있다"고 했다.
수능을 앞둔 고3 교실에는 팽팽한 긴장감마저 흘렀다. 3학년 정모(18)양은 "마스크를 착용한 채 수업을 받거나 집에서 가져온 개인살균제로 책상 주변을 소독하는 학생들도 있다"며 "수능을 앞둔 시기여서 모임이나 친구들 간의 신체 접촉을 피하는 등 신종플루에 걸리지 않으려 조심하고 있다"고 했다. B고교 교사는 "학생 간의 전염을 우려해 책상을 떼어놓는가 하면 고3 수험생들은 동선까지 제한하고 있다"고 했다.
학교 측은 '일제 휴교령은 검토하지 않고 있으며 학교 휴업은 학교장 재량에 의해 판단한다'는 정부의 27일 대국민 담화에 난처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C고교 교장은 "휴업이나 휴교는 교장 권한으로 결정하라는 지침이 내려왔지만 적정환자 수를 어느 정도로 해야 할지 막막한데다 수능과 기말고사를 앞두고 있어 섣불리 결정하기 어렵다"며 "왜 휴교를 하지 않느냐, 휴교를 해서는 안 된다는 학부모들의 상반된 전화로 매일 곤욕을 치르고 있다"고 했다.
이날 오전 8시 30분쯤 대구 중구의 D초등학교. 등교하던 학생들 한 무리가 학교 앞 문구점부터 들렀다. 문구점 주인 김모(68)씨는 "준비물이나 군것질거리를 찾던 아이들이 요즘은 마스크를 사러 온다"며 "집에서 가져오지 않았거나, 조금 더러워졌다 싶으면 바꾸는 통에 사흘 만에 70개 넘게 팔았다"고 했다.
E초등학교 역시 등굣길 표정은 비슷했다. 학생들 상당수가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고, 동행하는 부모도 눈에 띄었다. 한참 등교할 시간이 되자 발열체크를 받으려는 줄이 15m나 됐다. 3학년 자녀를 둔 전모(37·여)씨는 "집에서는 손씻기 등 개인 위생을 철저히 하는데, 학교에서는 잘 하지 않을까봐 학교 앞에서 한번 더 강조한다"고 했다.
최근 대구에서는 신종플루 확진환자가 하루 평균 200명 이상씩 발생하고 있으며 27일 현재 초교 5개, 중학교 3개, 고교 2개, 유치원 8개 등 18개교가 휴업 중이며 일부 휴업한 학교도 18개에 이른다.
최두성·김태진·임상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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