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폰 잔폰 짬뽕 /주영하 지음/사계절출판사 펴냄
'동아시아 음식 문화의 역사와 현재'라는 부제가 붙어있다. '음식전쟁 문화전쟁'의 저자인 주영하(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대학원) 교수의 신작이다. 민족의 경계를 넘는 음식 이야기로 책은 시작한다. 맛과 재료는 조금씩 다르지만 한·중·일 세 나라 모두에 있는 화교 음식의 하나인 '짬뽕'이 대표적 예. 일제 침략 이후 한·중·일이 동일한 정치·경제 권역에 묶이면서 일본 나가사키에 정착한 화교들이 현지화한 잔폰(나가사키 짬뽕)이 한국식 변형을 거쳐 오늘날 '짬뽕'이 됐다. 저자는 여기에는 노골적 민족 차별과 배제 때문에 화교 대부분이 음식업에 종사할 수밖에 없었던 한국의 특정한 정치 사회적 맥락도 작용했다고 분석한다. 음식은 때로 자기 민족의 정체성을 날조하고 전통을 창조하기 위한 도구로도 이용된다. 유목민족의 영향을 받아 만들어진 두부를 한족(漢族)의 독창적 발명품으로 둔갑시킨 것이 하나의 사례. 아울러 국가의 정책과 개입이 지역 음식산업을 왜곡시키는 경우도 많다. 제주도의 개발과 관광붐으로 고유 음식문화가 사라지고 있고, 일본 가고시마 특산품인 이모쇼추(고구마주)가 탄생하게 된 배경에는 일본 정부의 신형 총 개발과 경제성장, 무역마찰 등의 뒷이야기가 숨어있다.
300쪽, 1만6천원
김수용기자 ks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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