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 참외가 탐스럽게 열린 성주 참외밭에 반달눈에 복스러운 얼굴, 자칭 이영애가 떴다. 경력 4년차 처녀 참외 농사꾼 박수진(32)씨. 취미와 전공을 살려 도시에서 여성 자동차 정비사로 맹활약하다 갑작스레 아버지가 돌아가시자 아버지의 뜻을 이어 참외 농사에 출사표를 던졌다. 농사면 농사, 요리면 요리, 정비면 정비, 못하는 것 없는 팔방미인이다. 고장 난 트랙터, 문제 있는 자동차 모두 그녀의 손만 거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잘 굴러간다. 게다가 한식 요리사 자격증을 갖고 있을 만큼 요리 솜씨도 좋다. 집안 살림도 도맡고, 동네 어르신들을 위한 마을 총무 일도 보고, 언니 미용실 보조 미용사까지 한다. 동네 반장이 따로 없다.
하지만 그런 그녀에게도 치명적 약점이 있다. 바로 화장과 패션. 단출하기 그지없는 화장품, 바르는 순서는 왜 그리 헷갈리는지.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은 다름 아닌 쇼핑이다. 그래서일까 수진 씨 애인 자리는 엄마 '신 여사'가 차지한지 오래. 첫째 딸과 막내 아들은 다 제 짝을 찾아 가정을 이뤘는데 둘째 딸 수진 씨만 아직 짝이 없다. 어디서든 달려와 전용 기사가 되어 주고, 입맛에 딱 맞는 음식을 해주는 전용 요리사가 되어주고, 때로는 가장 좋은 친구도 되어주는 효녀 수진 씨. 요즘 어머니에게 고민이 생겼다. 서른 넘도록 결혼을 못한 '수진 씨 결혼시키기'다. 주변의 성화도 점점 거세진다. 가족들이 합심해 '박수진 시집 보내기 대작전'에 나선다. 드디어 생애 첫 맞선에 나선 그녀. 과연 올해 안에 시집갈 수 있을까? '인간극장 -참외밭 그 아가씨' 2~6일 오전 7시50분 방송된다.
김수용기자 ks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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