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내버스 광고 돌연 전국 입찰…市가 지역업체 홀대

업계 "이대론 서울쪽 독식 뻔해…기업하기 좋은 대구 맞나?"

대구시가 각종 광고사업을 발주하면서 역내 광고업체를 홀대하고 있다는 하소연이 터져나오고 있다. 선진국형 서비스산업으로 각광받으면서 갈수록 종사자가 늘어나고 있는 역내 광고업계가 "대구시가 말로만 '기업하기 좋은 도시'를 외치고 있다"며 지역 업체를 키우는데 무관심한 대구시에 대한 비난을 쏟아놓고 있는 것이다.

대구시는 지역 광고업체가 수주해왔던 시내버스 외부광고의 계약 방안을 변경, 전국 업체를 대상으로 공개 경쟁 입찰하겠다고 지난달 말 역내 광고업계에 통보했다. 돈을 많이 써낸 업체가 낙찰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

이와 관련, 지역 광고업체들은 "전국을 대상으로 공개경쟁 입찰을 하면 서울 업체의 독식이 불가피하다. 더욱이 버스 외부광고의 광고물 80%가 지역 업체들의 광고인데 지역 업체들이 광고비로 사용한 돈이 서울 광고업체의 금고로 들어가서는 안 된다. 대구시가 지역의 돈을 역외로 유출시키는데 앞장서고 있다"며 대구시의 방침 철회를 요구하고 나섰다.

광고업체는 대구에만 1천여 곳으로 수만명이 광고 관련 산업에 종사하고 있다.

광고업계에 따르면 행정안전부는 올 3월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지역제한 경쟁입찰 금액도 종전 70억원에서 100억원 미만으로 상향조정하는 등 지역 업체들이 해당 지역에서 우대받을 수 있도록 했지만 대구시는 거꾸로다. 부산도 버스 외부 광고는 지역 광고 업체가 맡도록 하고 있다.

이에 대해 대구시 우대윤 대중교통과장은 "대구시는 버스 외부 광고를 통해 수익을 만들어야하기 때문에 돈을 많이 써낸 업체와 계약해야 한다. 지역업체라고 해서 우대받는 것이 아니고 능력있는 업체가 선택되게 하겠다는 것이다. 지역 업체도 서울 업체와 경쟁해 이기면 되지 않느냐"고 했다.

대구시의 지역 광고업체 홀대는 이 뿐만이 아니다. 업계 자체 조사 결과, 대구시는 첨단의료복합단지·경제자유구역 홍보판을 서울역에 설치하면서 역내 업체를 배제하고 서울 업체에 대행을 맡겼다. 대구의 광고업체 관계자는 "대구시는 시를 홍보하는 KTX 열차내 동영상 광고도 지역 업체가 할 수 있는데도 서울 업체에 대행을 맡겼다. 이런 식이라면 대구시는 시민 세금을 걷어서 서울에 돈을 갖다주고 있는 셈이다. 지방정부가 역내 자금 유출의 선두에 서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