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수능시험에서는 시사 이슈와 실생활 관련 내용들을 교과와 연결시켜 수험생들의 문제해결능력을 묻는 문항들이 새로운 형태로 출제돼 눈길을 끌었다.
1교시 언어영역에서는 자료 해석 문제가 다양하게 출제됐다. 기업 결합을 심사하는 과정을 순서도 형태로 도식화한 21번, 13세기 유럽 악보인 '프랑크 기보법'을 다룬 44번 문제 등이다. 장비의 신뢰도를 설명하는 기술 지문을 토대로 물이 역류하지 않는 배수펌프 시스템 설계도를 고르는 49번은 수험생들에게 고도의 이해력과 추론능력을 요구하는 문제로 분류됐다.
수리영역의 경우 인형에 옷을 입히는 컴퓨터 게임을 가정해 경우의 수를 이해하고 있는지 묻는 14번과 제품 생산 과정에 쓰이는 통계의 원리를 다룬 9번 문항이 이색적이었다.
외국어영역은 새 유형의 문제는 없었지만 단순해석이 아닌 배경지식과 종합적 사고력을 요하는 문제가 다수 출제됐다. 특히 어휘 문제인 30번에서는 레이저와 관련된 매우 복잡한 그림이 주어져 어렵게 느낀 학생이 많았을 것으로 보인다. 39번 문항에는 2001년 이후 출제되지 않았던 '영어 속담'이 선택지로 제시돼 이채로웠다.
4교시 사회·과학탐구 영역에서는 영역 특성대로 광고나 만화, 신문을 활용한 문제와 최근 사회 이슈로 떠오른 이주 노동자 처우 문제, 성년 연령을 19세로 낮춘 민법 개정안, 가을 황사 등을 다룬 문제가 대거 출제됐다.
사회탐구 경제 15번 문제는 막걸리가 술의 한류로 각광받으면서 해외 수요가 급증한 현상을 소재로 해 눈길을 끌었다. 17번 문항에서는 신종플루와 연관시켜 신종 전염병의 유행과 제약회사의 백신 특허권 문제를 등장시켰다. 한국 근현대사 8번 문제는 올해 의거 100주년을 맞은 안중근 의사를 제재로 활용했고, 정치 5~6번은 '국회에서 뽑은 총리가 실질적 권한을 행사해야 한다'는 헌법자문위 보고서를 제재로 활용했다.
법과 사회에서도 시사성 있는 문제가 많이 출제됐다. 양심의 가책 없이 컴퓨터로 최신 영화 파일을 복사하는 청소년을 그린 삽화를 보여주며 "이 청소년이 침해하는 권리가 무엇이냐"고 묻는 문항, 직장 내 성희롱 예방 교육을 소재로 한 문항, 신문 기사를 바탕으로 성년 관련 민법 개정안의 내용을 묻는 문제 등이 나왔다.
시험 준비를 할 것인가 환자를 도울 것인가 하는 갈등 상황을 다룬 윤리 6번 문항, 가족회의 장면을 그린 만화를 바탕으로 이사할 집을 고르는 한국지리 1번 문항, 사마천의 역사책 광고가 제시된 세계사 3번 문항도 흥미로웠다.
과학탐구에서는 신재생 에너지 문제(화학Ⅰ), 폐결핵 문제(생물Ⅰ), 일식과 황사(지구과학Ⅰ) 등 다양한 시사적인 소재가 활용됐다. 곡선 경로를 따라 썰매를 타고 내려오는 것이 어떤 운동에 해당하는지 묻는 물리Ⅱ 1번 문제, 서해안의 해수면 변화를 보여주는 그림을 해석하는 지구과학Ⅱ 2번 문제 등도 수험생들의 흥미를 끌었다.
김재경기자 kj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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