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준플레이오프로의 길은 멀고도 험했다. 성남 일화와 전남 드래곤즈는 전·후반, 연장 등 120분 동안의 혈투로도 모자라 승부차기까지 가는 피 말리는 접전 끝에 각각 인천 유나이티드와 FC서울을 누르고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두 팀 모두 1대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3-2로 힘겹게 이겼다.
성남은 22일 성남 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6강 플레이오프 홈 경기에서 전, 후반 득점 없이 비긴 뒤 연장 전반 10분 인천에서 성남으로 이적한 라돈치치가 친정팀을 상대로 헤딩골을 작렬, 승기를 잡는 듯했다. 그러나 연장 후반 7분 인천 김민수에게 통한의 동점골을 내줘 결국 승부차기까지 내몰렸다. 그러나 승부차기에서 이날 승리의 '히어로' 골키퍼 김용대가 '북 치고 장구 치며' 펄펄 날았다.
연장 후반 종료 직전 교체된 김용대는 승부차기에서 인천의 첫번째 키커 유병수와 네번째 정혁의 킥을 멋지게 막아낸 뒤 2-2 상황에서 성남의 다섯번째 '깜짝' 키커로 나서 극적으로 인천의 골망을 갈라 피 말리던 경기의 종지부를 찍었다. 성남은 수비수 사샤 및 조병국의 퇴장에 따른 수적인 열세와 신태용 감독 퇴장 등의 악조건 속에서도 귀중한 승리를 얻어 기쁨이 배가 됐다. 이날 승리로 성남은 통산 여덟번째 K-리그 우승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앞선 2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남 드래곤즈와 FC서울과의 경기에서도 전남이 승부차기 끝에 3-2로 이겨 준플레이오프에 선착했다. 전남은 전반 12분 이규로의 골로 앞서나갔지만 3분 뒤 서울의 정조국에게 동점골을 허용하면서 1대1로 연장전에 돌입했다. 연장 전·후반 30분 동안에도 승부를 가리지 못해 승부차기로 이어졌고 서울 키커 2명의 실축과 기성용의 킥을 막아낸 전남 골키퍼 염동균의 선방으로 결국 3-2로 승리했다. 정규리그 마지막 2경기에서도 0대0, 1대1로 비긴 전남과 서울은 6강 플레이오프까지 연속 3경기 무승부를 기록했고, 결국 승부차기로 승부를 갈랐다. 특히 정규리그 최종전에서 전남과 비기는 바람에 3위로 내려앉아 6강 플레이오프를 치르게 된 서울은 역시 전남에 덜미를 잡혀 결국 K-리그 챔피언의 꿈을 접는 곱절의 분을 삼켜야 했다.
6강 플레이오프의 늪을 헤쳐나온 성남과 전남은 25일 오후 7시 성남 종합운동장에서 플레이오프 진출 티켓을 놓고 피할 수 없는 한판 대결을 벌인다. 양팀은 올 시즌 세번 만나 1승1무1패의 호각지세를 보이고 있어 예측 불허의 승부를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5월 시즌 첫 대결에선 성남이 전남을 3대1로 이겼지만 9월 두번째 대결에선 전남이 2대0으로 성남을 눌렀고, 11월 리그 마지막 경기에선 0대0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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