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프랑스 영화는 재미없다. 박진감이 떨어지고 뭔가 모르게 어설프다. 등장인물들의 대화가 지나치게 많고 상투적이라 짜증스럽다. 우리가 할리우드 영화에 길들여져 있기도 하지만, 수다스럽고도 심난한 프랑스인의 특질이 눈에 거슬리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더라도 빼놓을 수 없는 프랑스 감독이 있다. 흔히 영화사를 논할 때 '고다르 전(前)과 후(後)'라는 말이 나오게 한 장 뤽 고다르(Jean-Luc Godard)다. 1960년대 현대영화의 출발점이라는 누벨바그(새 물결) 운동의 기수다.
1930년 오늘, 파리 부르주아 집안에서 태어난 그는 소르본 대학에 다니면서 영화를 공부했다. 찍어내기식 영화를 배격하고 감독의 역할을 강조하면서 지금까지 시종일관 실험적인 영화에 매달리고 있다. 대표작 '네멋대로 해라'(1960년)를 발표하고는 "이제 영화가 예술적 반열에 올라섰다"고 자평했다. 1960년대 후반 마오쩌둥을 숭배해 좌파 색채의 영화를 만들면서 상업적인 배급망과도 절연한다. 그의 영화는 영화사적으로 중요한지 모르지만, 대중의 눈높이와는 맞지 않았다. 역설적으로 고다르의 작가주의 영향 때문에 프랑스 영화가 더 재미없어졌다는 말은 그리 틀리지 않은 것 같다. 박병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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