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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제강공장 건설, 고도제한 걸려 '멈춤'…포항시 안일한 행정 탓

市, 면밀한 검토 없이 허가 서둘러…일정 차질·근로자 생계 위협 등 피해

포스코가 지속적인 경쟁력 확보를 위해 추진 중이던 신제강공장 건설공사가 고도제한 구역에 걸려 수개월째 공사가 중단되고 있다. 이는 포항시의 허술한 행정처리 때문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7일 포스코 등에 따르면 포항제철소 신제강 건설 투자계획에 따라 지난해 8월 포항제철소 내 부지에 착공했던 신제강공장이 인근 해군 6전단의 고도제한 초과 지적으로 인해 공사가 60% 진행된 상태에서 중단됐다. 이 공사는 총사업비 1조4천32억원을 투입해 당초 내년 6월 준공할 예정이었다.

해군 6전단은 신제강공장이 들어설 상공이 비행안전구역에 포함돼 공장건물을 고도제한 높이인 66.5m 이하로 지어야 하지만 10여m 이상 초과됐다며 시정조치를 요구했다.

이에따라 포스코는 현재 고도제한 이하 부분에 대해서만 공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고도제한을 초과한 부분에 대해서는 손을 대지 못해 전체 공사일정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특히 이 공사에는 하루 평균 1천여명의 공사인력이 투입되고 있는데, 상당수 일용 근로자들이 공사 중단으로 인해 일자리를 잃어버려 생계에도 영향을 받고 있다.

사정이 이렇게 되자 포스코는 공사가 예정대로 진행될 수 있도록 국방부 등 관계기관을 상대로 상황설명에 나서는 등 대응방안을 찾고 있으며, 오는 10일쯤 국방부 실사단이 현장을 방문해 진상조사에 나설 예정이다.

포스코 측은 "공장건물 상공이 고도제한을 받는 줄 알지 못했다"며 "군 부대 요청에 따라 공사를 중단했고 후속 조치를 마련하고 있는 중이다"고 밝혔다.

이 같은 공사 중단 사태는 인허가권을 가진 포항시가 해당 구역이 비행안전구역에 포함되는 구역인 것을 파악하지 못한 채 허가를 내줬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편 연산 465만t 규모의 포스코 신제강공장은 기존에 가동 중인 1제강공장(조강생산 연 270만t)을 폐쇄하는 대신 포항제철소 내 2제강공장 인접 부지에 들어설 예정이다.

포항·이상원기자 seagul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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