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경북 외국인유학생 1만명 시대

올해 한 해만 1천명 유입…범죄·이탈률↑ 부작용도

대구경북이 외국인 유학생 1만명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대구출입국관리사무소에 따르면 지역 대학에 유학 온 외국인 학생 수는 이달 1일 현재 9천907명으로 1만명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외국인 유학생 수는 2005년 3천199명, 2006년 5천562명, 2007년 8천709명, 2008년 9천736명으로 매년 가파른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경북대는 2005년 284명에 불과하던 외국인 유학생이 지난해 753명, 올 들어 990명으로 늘어 1천명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영남대는 2005년 350명에서 지난해 1천명을 넘어선 데 이어 1일 현재 1천60명이 재학 중이다. 같은 기간 계명대는 336명에서 1천302명으로 급증, 외국인 유학생이 재학생의 6.4%를 차지하고 있다. 또 대구대는 같은 기간 309명에서 830명으로, 경일대는 142명에서 217명으로 크게 늘었다.

국적별로는 중국과 베트남 등 아시아계가 대다수를 차지하는 가운데 유럽, 북미, 동구권 등으로 다양해지는 추세다. 전공도 어학이나 문학 분야에서 인문·사회·이공계열 등 전 분야로 확대되고 있다.

외국인 유학생 증가는 신입생 부족과 재정난에 시달리는 지역 대학들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외국인 학생들로부터 지역 대학들이 벌어들이는 수입이 현재 연 1천억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유학생 1명이 학비나 기숙사비, 생활비로 연간 1천만원 이상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대학과 학생들의 국제화에 대한 인식을 바꿔주는 등 긍정적인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반면, 외국인 유학생이 급증하면서 관련 범죄와 이탈률 상승 등 부작용도 속출하고 있다. 지역 대학들이 유학생 유치전을 벌이면서 브로커를 통한 무더기 무시험 입학과 허술한 학점 관리로 이탈하는 유학생이 늘면서 범죄로 이어지는 경우도 증가하고 있다.

14일 교육과학기술부가 서상기 한나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지역 대학의 외국인 유학생 평균 이탈률은 29.25%에 이르고 50% 이상 이탈한 학교도 9곳인 것으로 조사됐다. 외국인 유학생 관련 범죄도 급증해 2007년 61건이었던 유학생 관련 범죄가 지난해 138건, 올 들어 242건(10월 말 기준)으로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특히 보이스피싱, 컴퓨터 범죄 등 지능범죄가 올 들어 55건으로 지난해(25건)에 비해 2배 이상 늘었다.

대구미래대학에서 외국인 선발·관리를 담당하고 있는 중국인 이성림 교수는 "외국 유학생 유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수학 능력이 떨어지는 학생들이 무더기로 입학하고 입학 후 관리에도 소홀해 부작용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며 "마구잡이식 유학생 수 확대보다 엄격한 유학생 선발 과정과 학사 관리가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창희기자 cch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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