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렌 켈러는 "시력이 없는 사람보다 더 가엾은 사람은 꿈이 없는 사람이다"라고 했다. 특히 학생 시절에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꿈을 가지는 것이다. 꿈이 있는 학교생활은 필연적으로 목적 있는 학습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꿈이 중요하다고 해서 누구나 꿈을 가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현실적인 교육제도의 제약으로 인해 아이들은 꿈을 꿀 수 있는 여유가 없다. 교육은 아이들에게 꿈을 찾아가는 길을 가르치는 과정이다. 아이들은 꿈을 배워야 한다. 꿈을 찾아가는 길을 가르치는 프로그램의 하나가 바로 '나만의 책쓰기'이다. 책쓰기 수업은 아이들이 자신의 꿈과 진로를 주제로 조사·탐구한 내용을 책의 형태로 만들어 내는 프로그램이다.
책을 쓰기 위해 아이들은 자신의 꿈을 이야기한다. 꿈을 말하려면 먼저 과거와 현재를 말해야 한다. 아이들은 가정과 학교에서 생각보다 많은 상처를 받고 있다. 꿈을 이야기할 때 아이들의 상처는 자연스럽게 표면으로 드러난다. 그래서 꿈을 이야기할 때는 교사와 학생이 함께 운다. 그러한 과정은 자연스러운 치유활동이다. 교사와 학생 사이에는 이해와 함께 따뜻한 공감대도 형성된다. 또, 자신이 좋아하는 것이 무엇이며, 흥미를 느끼는 것은 무엇인지, 어떤 일을 할 때 행복하다고 느끼는 지를 탐색한다. 남과 자신을 비교해서 자신의 존재 가치를 끌어내리지 않는다. 그 과정을 통해 아이들은 자신의 꿈을 확정해간다.
어른 눈에는 아이들이 만든 책이 하찮아 보일 수 있다. 그러나 그 속에는 그들의 꿈과 영혼이 들어있다. 책이 완성되었을 때 학생들의 성취감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크다. 당연히 자존감도 높아진다. 그러한 성취감과 자존감은 그들의 눈빛과 표정을 달라지게 한다. 학교생활이 즐거워지는 선순환도 일어난다.
이처럼 책쓰기는 상처받은 학생들의 영혼을 어루만지면서 미래로 나아가게 한다. 또한 책쓰기는 꿈을 이루게 한다. 미국 예일대 졸업생을 대상으로 20년을 추적하여 조사한 결과 자신의 인생 목표와 달성 계획을 종이에 적은 3% 학생이 나머지 97%보다 행복을 느끼면서 살아가고 있었으며, 3%의 재산이 97%의 재산을 합친 것보다 많았다고 한다. 꿈을 글로 적은 것이 이 정도의 차이를 만들어냈다면 책으로 쓸 때 더 말할 것이 있겠는가?
나아가 '나만의 책'은 자신을 가장 잘 드러내는 포토폴리오다. 대학입학사정관제에서 가장 강력한 증빙 자료는 당연히 자신의 꿈과 미래가 담긴 '나만의 책'이다.
인간의 두뇌 기능은 제한돼 있어 배우지 못하면 가지치기를 당하며, 그럼으로써 능력을 상실하게 된다고 한다. 책쓰기 기능도 예외는 아니다. 어른들에게는 어렵지만 아이들의 능력은 무궁무진하다. 당연히 초등학생도 책을 쓸 수 있다. 대구중앙초등학교, 대구성지초등학교 학생 저자들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책쓰기는 수학 문제풀이보다 쉽다. 영어 단어보다 쉽다. 가지치기 당한 어른들의 시각에서 불가능하다고 단정하지 말자. 어른들의 편협한 사고로 학생들의 능력을 획정하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말자. 학생들은 배우기만 하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영물이다!
한원경(대구시 교육청 장학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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