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이맘때 어렵게 취업관문을 통과, 대구경북지역에서는 급여가 꽤 높은 기업에 들어갔던 이모(28)씨. 그는 친구들로부터 늘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하지만 이씨에게도 지난 1년 동안 남모르는 고민이 있었다. 바로 마이너스 통장. 취업 후 기쁨도 잠시, 첫 몇달 동안의 무분별한 소비에 한번 덫을 잡히니 마이너스 인생을 정리하기가 쉽지 않았다. 1년 동안 많은 고생을 한 것.
회사 실적이 좋아 올 연말 보너스를 눈 빠지게 기다리고 있는 이씨는 마이너스를 정리하고 새해부터는 새롭게 출발하겠다는 각오다.
어려운 취업 관문을 뚫고 이제 직장인이 된 사회 초년병들. 재테크에도 발을 들여놔야 한다. 요즘은 일이 바빠 재테크를 부모님이 해주는 경우도 적지 않다. 부모들도 자녀들에게 재테크 노하우를 전수해줄 수 있어야 한다.
새내기 직장인들의 '재무관리', 어떻게 해야 할까?
◆나가는 돈부터 막아라
한번 길들여진 소비습관이 여든까지 간다는 말이 있다. 세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말처럼 한번 길들여진 소비습관은 여간 고치기 쉬운 일이 아니다.
직장 새내기의 재테크 첫걸음은 바로 소득과 지출 관리에 있다. 아무리 많은 돈을 벌어도 씀씀이가 헤프면 재테크에 성공할 수가 없다.
따라서 매월 지출규모가 정해지면 일정한 금액은 무조건 저축을 먼저 해야 한다. '소비 먼저, 저축은 나중에'라는 생각을 갖는 순간 돈을 모으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 다음으로는 현재의 자산과 부채상태를 파악하는 것이다. 가계의 대차대조표를 만들어보면 재산은 얼마나 되고 자산배분은 바람직한지, 그리고 부채는 얼마나 되고, 빚이 너무 많아 채무초과 상태는 아닌지 등을 일목요연하게 파악할 수가 있다. 대차대조표를 보면 빚이 잘 드러난다. 빚을 확인했다면 무조건 빚부터 갚아야한다.
◆재무목표 따라 자산배분 달라져
재테크는 누구에게나 적용되는 유일한 방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자신이 처해있는 상황과 앞으로 어떤 인생을 살아 갈 것인지는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자신의 라이프 스타일에 따라 재무목표를 설정하고 자산운용플랜을 짜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우선 재무목표부터 구체적으로 적어보라. 직장 새내기는 종자돈 마련과 결혼자금마련이 최우선 목표일 것이다.
또 결혼 후에는 내 집 마련과 노후준비 등이다. 재무목표를 정하고, 목표별로 돈을 쪼개어 돈에도 꼬리표를 달아야한다. 이 펀드는 결혼 비용, 이 적금은 자동차 구입비, 이 보험은 노후대비용 등 목표별로 돈에다 꼬리표를 달아놓으라는 것이다.
뚜렷한 목표 없이 무조건 수익만 올리면 된다는 생각은 자칫 잘못된 상품선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왜냐하면 재무목표에 따라 투자기간이 달라지고, 위험관리방법도 틀리기 때문이다.
◆금융상품 가입에도 순서 챙겨야
새내기 직장인은 우선 급여통장부터 골라보자. 높은 금리를 받고 싶다면 CMA가 제격이다. CMA는 입출금이 자유로우면서도 높은 금리를 받을 수 있고, 각종 공과금이나 보험료 자동납부 그리고 신용카드 결제계좌 등으로 사용할 수도 있다.
그러나 대출 및 각종 수수료 우대 등의 혜택을 노린다면 은행 통장을 이용해 주거래 은행을 만드는 것이 좋다.
금융위기로 취업시장에 찬바람이 불면서 일찌감치 보험영업에 뛰어든 친구들 때문에 대학가도 보험가입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한다. '보험 좀'이라는 친구 부탁을 외면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우리나라에서 보험에 대한 인식이 나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위험관리 없는 재테크는 한꺼번에 모든 것을 잃을 수 있기 때문에 그냥 넘어가서는 안 된다.
따라서 종신보험, 실손의료보험 등 보장성보험은 재테크를 하기 전 우선 고려대상이다.
이때 보장성보험료는 소득의 7, 8%를 넘지 않는 것이 좋다. 그 다음으로는 비과세나 소득공제 금융상품부터 챙겨라. 비과세'소득공제 금융상품으로는 연금저축, 장기주택마련저축 그리고 장기주식형펀드가 있다. 장기주택마련저축과 장기주식형펀드는 올 12월 말까지 가입을 해야 앞으로 3년 동안 소득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2030세대, 투자에 눈 떠라
직장 2년차인 김모(29)씨는 펀드 생각만 하면 밤에 잠이 안 온다. 2년 전 해외펀드 열풍에 동참한 것이 화근이었다. 내년 봄에 결혼할 예정인데, 고점에서 해외펀드에 투자한 돈은 손실 폭이 커서 환매할 엄두가 나질 않는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속앓이를 하고 있다.
그렇지만 이젠 저축에서 투자의 시대로 변화하고 있다. 이제는 두 자릿수의 고금리와 부동산 호황 덕에 재산을 일군 부모세대와는 분명 다르다. 쥐꼬리만한 금리로는 아무리 허리띠를 졸라매도 재산이 잘 불어나지 않는다. 특히 은퇴 후 30, 40년을 소득 없이 살아야 하는 2030세대에게 투자는 이제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계명대 재무상담클리닉센터 허수복 부센터장은 "투자위험을 너무 의식하면 재테크를 그르친다"며 "봉급생활자들은 적립식펀드로 꾸준히 종자돈을 모으는데 주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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