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재경의 파워브리핑] 高2, 중상위권大 수시 노린다면 '준비 지금부터'

2011이후 대입 논술 어떻게 준비하나

수십만명의 수험생이 수능 성적표를 들고 정시모집에 지원할 대학을 선택하느라 골머리를 앓는 지금 내년의 대학 생활을 꿈꾸며 느긋하게 고교의 마지막 시절을 보내는 3학년생들이 있다. 바로 수시모집에 합격한 학생들이다. 이들은 많게는 수십대 1의 경쟁을 뚫어야 했지만 정시모집이란 또 다른 기회를 뒤에 두고 여유 있는 수시모집의 기회를 활용해 자신이 가고자 하는 대학에 진학했다. 내년에 고3 수험생이 될 현재의 고교 2학년생들이나 예비 고교 1, 2학년생들로서는 내년 혹은 2년 뒤, 3년 뒤에 자신이 어느 위치에 서 있는 게 좋을지 금세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한 발 앞선 승자가 되기 위해 갖춰야 할 게 무엇인지 지금부터 생각하고 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논술고사 중심전형을 중점적으로 살펴본다.

◆2011 수시모집 전형

현재 고교 2학년생들이 대학에 진학하는 2011학년도에는 전국 200개 4년제 대학들이 선발하는 신입생 37만9천여명 가운데 60.9%인 23만1천여명을 수시모집으로 뽑는다. 2010학년도 57.9%에 비해 더욱 높아졌다. 정시 선발 인원은 14만8천여명이다.

전형 종류는 일반전형과 특별전형으로 구분되는데 특별전형이 51.6%로 전체의 절반을 넘었다. 특별전형은 지역균형선발, 추천자 전형, 잠재능력 우수자 등으로 다양하다. 대부분 수시에서 실시되는 입학사정관 전형은 정시까지 합해 선발인원이 105개 대학 3만7천여명으로 9.9%까지 늘었다. 2010학년도에는 6.5%였다.

수시모집의 주요 전형요소는 학교생활기록부와 논술고사, 면접·구술고사 등이며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으로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는 대학이 많다. 수시모집에서 논술고사를 실시하는 대학은 33곳으로 올해보다 4곳 줄어든 반면 면접·구술고사 시행 대학은 122곳이다. 논술고사 실시 대학이 줄었다고 하지만 중상위권 수험생들이 가고 싶어 하는 대학들은 대부분 논술고사를 치른다.

◆논술 중심 전형 특징

▷다양해지는 출제 유형

2011학년도 수시모집에서도 당락을 가르는 결정적 요소는 학생부와 대학별고사다. 논술고사는 상위권 대학 진학을 목표로 한다면 반드시 준비해야 한다. 내년에도 주요 대학들은 수시 정원의 과반수를 논술 위주로 선발한다. 상위권 예비 고3생들은 수시가 임박한 내년 여름방학으로 논술 준비를 미루지 말고 조금이라도 일찍 시작해야 한다.

최근 논술고사 경향을 보면 출제 유형이 예전과 달라진 점이 눈에 띈다. 2009학년도부터 논술고사에 영어 제시문이 출제됐고 인문·자연계를 더 세분화해 단과대별로 출제하는 대학도 늘고 있다. 한양대, 서강대 등이 상경계열 논술을 따로 실시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영어 제시문을 출제하는 대학은 한국외대, 동국대, 인하대 등이 있다. 자연계열에서는 문제의 해결 과정과 정답을 요구하는 본고사형 문제를 출제하는 대학이 갈수록 많아지고 있다.

2012학년도부터는 대학입시가 완전자율화되기 때문에 시행 방식이나 출제 유형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2011학년도의 경우 지금까지의 변화 기조를 더욱 강화하는 쪽으로 출제될 전망이다. 수험생들은 일단 영어 제시문 출제, 계열별 출제의 세분화, 인문계의 수리적 사고력 문제 출제, 자연계열의 본고사형 출제 등에 맞춰 폭넓게 대비해야 한다. 자신이 가고자 하는 대학의 논술 시행 방법과 출제 경향에 대한 분석도 빼놓지 말아야 한다.

▷무시못할 학생부와 수능 비중

수시모집에서 논술고사를 실시하는 대학 중에는 논술 성적만으로 당락을 가리는 곳도 있지만 대부분 대학들이 다른 전형요소들을 함께 활용한다. 우선 학생부 성적이 일정 부분 반영된다. 학생부 성적이 좋은 학생은 논술 중심 전형에서도 일단 유리한 위치를 차지한다. 학생부 성적이 좋다는 것은 교과에 대한 이해와 개념, 배경지식 등에서 우수하다는 의미이므로 통합교과형으로 출제되는 논술의 형태상 유리할 수밖에 없다. 내신 관리가 논술 준비와 대입 전략 수립의 가장 기초라는 점을 보여준다.

수능 성적은 수시모집의 마지막 단계에 당락을 가르는 요소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합격자 평균에 가까운 학생부 성적에다 괜찮은 논술고사 점수를 갖고도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통과하지 못해 불합격하는 수험생이 상당수 나오는 사실은 논술 준비만으로 논술 중심 전형 통과가 쉽지 않음을 의미한다. 특히 일부 상위권 대학들은 최저학력기준이 정시모집 합격선에 가까울 정도로 높다는 사실에 유의해야 한다.

결국 수시 논술 전형은 논술고사에 자신 있는 학생이라도 학생부와 수능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학생들은 자신이 가고자 하는 대학이 논술고사를 실시할 경우 논술 준비 못지않게 학생부 관리와 수능 준비에도 끝까지 최선을 다해야 한다.

△높은 경쟁률과 특목고 강세

논술 중심 전형은 다른 모집 유형에 비해 경쟁률이 높다. 학생부 성적이 좋은 학생뿐만 아니라 논술고사에서 부족한 학생부 성적을 만회하겠다는 의도로 논술 준비를 꾸준하게 해온 학생들이 몰리기 때문이다. 특히 상위권 대학들은 모집단위별로 대부분 수십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다. 횟수에 관계없이 지원할 수 있다는 수시모집의 특성 탓도 있지만 수험생들의 이 같은 지원 경향을 반영한 때문이기도 하다.

최근 수시모집 합격자 분포를 보면 특목고를 비롯해 자립형 사립고, 자율학교 등 비일반계 고교 출신들의 강세가 두드러진다. 특기자 전형 합격률이 높기도 하지만 논술 중심 전형에서 특히 강세를 보이는 데서 비롯된 현상이다. 비일반계 고교 출신들은 상당수가 학생부 성적이 높지 않은 반면 수능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기 때문에 논술 우선 전형이나 논술 100% 반영 대학에서 합격률이 높다. 수능 성적이 좋기 때문에 최저학력기준에 걸려 불합격하는 사례도 적다.

일반계고 학생들이 유념해봐야 할 부분은 특목고 학생들의 경우 1학년 때부터 논술고사를 준비한다는 점이다. 통합교과형 논술 준비 자체가 교과 내용을 심도 있게 공부하는 방법의 하나일 뿐만 아니라 구술·면접고사에서 요구되는 논리력이나 이해력 등을 높이는 데도 유용하기 때문에 이들 학교는 대부분 일찍부터 논술 맞춤형 수업이나 특강을 활발하게 운영한다. 이런 부분이 부족한 일반계고 학생들은 교과 내용을 심화시키고 논리력을 갖추는 훈련을 가급적 일찍 스스로 해나갈 수밖에 없다. 논술고사가 임박해 집중적으로 공부하거나 단기 특강을 듣는 것만으로는 너무나 부족하다.

교육의료팀장 kj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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