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결국 여기까지 왔다…사활 건 與-與 갈등

친이 "박근혜, 제왕적 총재보다 더해" 친박 "인신비방에 배후세력

세종시 정국은 여야는 물론 여권의 친이와 친박 간 정치 사활을 건 정면 대결구도로 치닫고 있다. 세종시 수정안 처리 결과가 단기적으로는 6월 지방선거, 장기적으로는 2012년 대선구도를 좌우할 만큼 강한 폭발성이 있기 때문이다.

친이 대 친박 간 갈등은 자칫 2007년 대선후보 경선 때와 같이 심각한 갈등 양상으로 전개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여권에서 제기되고 있다. 친이-친박이 이쯤 갈라서야 하는 것 아니냐는 다소 성급한(?) 분당론까지 나온다.

수정안 발표에 하루 앞선 10일 이명박 대통령의 측근인 정두언·김용태 의원 등이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를 선제 공격했다. 여권 핵심부가 세종시 수정안의 최대 걸림돌로 충청권과 야당이 아니라 박 전 대표를 인식하고 있다는 사실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볼 수도 있다.

정 의원은 이날 자신의 홈페이지에 '박 전 대표에게'라는 공개질의서를 통해 "박 전 대표는 지난해 당론으로 결정된 미디어법을 국민을 고통스럽게 하는 법이라고 하면서 수정안을 내 관철시켰다"며 "과거 제왕적 총재보다 더하다는 세간의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있느냐"고 정면 비판했다.

이에 대해 박 전 대표의 측근인 이정현·구상찬 의원이 "친이계 의원들의 조직적인 비난에는 배후 세력이 있다"며 즉각 반격했다. 이 의원은 "박 전 대표에 대한 인신비방의 신호탄을 쏜 (친이계) 세 사람의 공통점은 이 대통령의 핵심 측근이라는 점"이라며 "인신 비방 릴레이에는 분명히 의도가 있고 배후 세력이 있다"고 주장했다.

친이측이 사전에 세종시 수정안 내용을 친박계에 전달한 정황도 속속 확인되고 있다. 주호영 특임장관이 6일 친박계 중진인 허태열 한나라당 최고위원을 만나 수정안 내용을 전달했고, 허 최고위원이 박 전 대표에게 보고했다는 것이다. 박 전 대표가 7일 본사가 주최한 재경 대구경북인 신년교례회에서 작심한 듯 세종시 수정안 반대입장을 재천명한 것도 그 때문이었다는 후문이다. 친이계인 안상수 원내대표는 수정안 법개정에 대해 속도조절을 요구했다. 충청권 여론은 물론 당 여론도 숙성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법안 처리가 불가능하다는 현실 인식 때문이다.

서명수기자 diderot@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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