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부동산이야기]공동주택의 외관디자인

건설사마다 고유 콘셉트 개발 주변과의 조화도 고려 대상에

우리나라에서 주택은 단어 자체가 갖고 있는 '주거'로서의 의미보다는 '재산'이라는 부의 판단수단으로 인식이 되다 보니, 주택의 질적 측면보다는 재산 가치나 양적인 사항만을 중요시하고 가치를 요구받고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주택이 소유나 재산이라는 개념에서 벗어나 삶의 질을 구현하는 중요한 수단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소비자들은 주택에 관한 다양하고 폭넓은 욕구를 갖기 시작했다.

이런 인식 변화에 따라 건설사들은 고객의 구매결정을 유도하고 감성을 만족시키기 위해 브랜드 가치를 상승시키고자 했고, 경쟁력 확보의 필수적인 마케팅 전략으로 '디자인'(design)을 중요한 키워드로 부각시키고 다양한 적용을 하고 있다.

최근에는 고객의 취향에 맞춘 고급화된 내부 인테리어뿐 아니라, 아파트 외관디자인 또한 고정된 스타일을 벗어나 건설사별 개성을 살리고 독특한 모습으로 디자인되고 있다. 그 중 아파트 입면디자인은 소비자들에게 건설사의 아이덴티티(정체성)를 가장 쉽게, 또 단적으로 표현하는 하나의 중요한 영역으로 의미를 가진다.

그러면 아파트의 입면디자인은 어떻게 발전돼 왔을까? 공급이 우선이었던 1980년대 아파트의 외관은 마치 성냥갑과 같아서 직사각형 형태의 판상형에 회색톤의 페인트를 칠한 것이 주류를 이뤘다. 90년대에는 활동적이고 화려한 색상의 슈퍼 그래픽이 한동안 유행했는데, 차를 몰고 가다 보면 아파트의 측벽에 전통문양 또는 기하학적으로 디자인된 그래픽이 그려진 아파트를 지금도 종종 볼 수 있다.

90년대 말 브랜드 아파트가 등장하기 시작했고, 아파트의 유형도 탑상형, 이면개방형, 테라스하우스 등 다양한 형태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또 이 시기부터 입면 패턴이나 신소재의 개발, 독특한 옥탑부 디자인을 통한 도시경관 형성 및 스카이 라인의 변화를 추구했다.

최근의 경향을 살펴보면 각 건설사들은 클래식, 모던, 기하학 등 브랜드 고유 콘셉트를 바탕으로 표준화된 입면을 개발 및 적용하고, 해외 유명 건축가나 디자이너와의 공동개발을 통해 디자인의 혁신과 고급화를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건설사들은 색상을 원색적으로 바꾸고, 야간의 조명을 너무 장식적으로 디자인함으로써 주변경관과 어울리지 않는 결과를 낳기도 한다. 따라서 각 지자체들도 자체 경관디자인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도시 전체의 이미지와 조화를 이루도록 유도하고 있다.

아파트 입면은 도시 전체의 경관을 고려한 신중한 계획이 요구된다. 브랜드별 아파트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주변의 자연적, 인공적 환경과 조화를 이루고 입주민과 지역주민의 심리적 안정감을 주는 디자인으로 발전해 나가야 할 것이다.

김재엽 화성산업 기술개발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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