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경북에 국가지원 더 해야"

수도권과 멀어 기업들 외면…이전 비율 고작 3%

"지역균형발전 차원에서 대구경북이 다른 지역보다 정부의 지원을 더 받아야 하는 당위성은 간단 명료합니다. 한국 현실이 수도권과의 근접성이 기업경쟁력이 되기 때문입니다."

김범일 대구시장은 12일 청와대에서 열린 광역자치단체장 간담회에서 대통령에게 지역별 투자현황, 대구와 충남의 성장률을 비교한 자료를 제출했다.

'시도간 경제현황 비교'란 제목의 3장짜리 짧은 보고서였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수도권 블랙홀'에 따른 지방의 어려움(본지 2009년 12월 15일자 1면)을 적나라하게 담고 있다.

지난 2000년부터 9년간 수도권에서 지방으로 이전한 기업은 모두 2천100개다. 이 가운데 대구로 이전한 기업은 17개, 경북은 49개로 대구경북 합쳐도 3% 수준에 그치고 있다.

기업들이 이전한 곳은 대부분 수도권과 가까운 시도들이다. 수도권과 1시간권인 충남이 675개로 압도적으로 많았고 강원도가 445개로 2위, 서해안 고속도로 개통으로 접근성이 개선된 전북은 353개 기업을 유치했다. 이어 충북은 240개, 대전이 116개 기업을 유치했다.

수도권과 가까운 충남과 강원, 충북, 대전 등 4개 시도가 전체 이전 기업의 70.3%를 싹쓸이 한 셈이다.

김 시장은 "대통령께 서울과 거리가 멀어질수록 기업 유치가 힘든 현실을 보고하고 정부차원에서 왜 특단의 지원을 해야 하는지를 설명했다"고 했다.

또 "국가산업단지가 없어 기업유치에 더욱 애로를 겪었던 대구경북이 정부 지원으로 국가산단을 유치했지만 막상 수도권과 가까운 세종시 수정안으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을 그대로 전달했다"고 덧붙였다.

김 시장이 청와대에 전달한 보고서에는 대구와 충남의 경제력을 비교(본지 2009년 12월 4일자 3면)한 자료도 담았다. 1995년 대구와 충남의 지역내총생산(GRDP)은 각각 15조7천822억원과 17조3천301억원으로 비슷한 수준이었지만 2008년엔 대구는 33조3천809억원으로 112% 증가했지만 충남은 58조2천435억원으로 236%가 늘어났다는 것.

또 16개 시도의 1인당 GRDP는 2008년 기준으로 대구는 16위로 꼴찌였지만 충남은 울산에 이어 전국 2위를 기록했다.

김 시장은 "전국 시도중 GRDP 하위 시도는 모두 수도권과 거리가 먼 대구와 광주, 부산이 차지하고 있다"며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는 수도권과 먼 거리 시도일수록 정부가 더 지원을 해야한다"고 말했다.

이재협기자 ljh2000@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