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뮤지컬 소울메이트…"대학로의 벽 역시 높네요"

대구 창작 뮤지컬
대구 창작 뮤지컬 '소울메이트'가 최근 4개월간의 서울 대학로 공연을 마치면서 지방 작품의 중앙 무대 진출 분위기를 일으키고 있다.
전광우 대표
전광우 대표

"역시 서울 대학로는 호락호락하지 않더군요." 창작 뮤지컬 '소울 메이트'로 4개월(지난해 9월 10일~올해 1월 3일) 서울 공연을 마치고 돌아온 씨어터컴퍼니CT 전광우 대표는 "뼈아픈 시간이었다"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소울 메이트'는 2008년 '만화방 미숙이'에 이어 대구에서 만들어진 창작 뮤지컬로는 두번째로 서울 대학로에 진출한 작품. 대구시로부터 2008, 2009년 두 차례에 걸쳐 총 1억1천만원의 공연 지원금을 받았고, 지난해 대구뮤지컬페스티벌 창작지원작 부문에서 서울 작품들과 경쟁했다.

하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다. 공연 첫달 관객 점유율은 30% 안팎에 불과했다. 한두달이 지나서야 객석의 절반을 채울 수 있었다. 전 대표는 "제작사의 인지도가 높거나, 관객 선호도가 높은 소극장이거나, 스타가 출연하는 등의 요소를 갖추지 못하면 대학로에선 작품 홍보조차 어렵더라"고 했다.

CT 측이 이번 서울 대학로의 4개월 공연에 투입했다고 밝힌 제작비는 1억8천만원. 그 중 한달 대관료만 1천800만원을 차지했다고 전했다. 현지 홍보비나 배우 인건비도 만만찮았다. '값비싼 수업료'라는 말이 실감이 가는 대목이다.

'소울 메이트'의 이번 서울 공연은 시사하는 바가 많다. 전 대표는 "결국 기획력의 부재가 부진의 요인이었다"고 했다. 여기서의 '기획력'이란 작품 홍보, 선호도 높은 극장 대관, 배우 캐스팅 등 모든 단기적 요소가 포함된다. 물론 장기적으로는 공연의 완성도다. 지난해 대구뮤지컬페스티벌에서 창작지원작 대상을 받은 '스페셜 레터' 경우 한국예술종합학교 출신들이 만든 작품으로, 2년 가까운 인큐베이팅을 가졌다. 끊임없는 작품 수정으로 초연 때 이미 완성도가 높았다. "대구에선 한번 무대에 올리고 사장되는 작품이 많습니다. 결국은 콘텐츠의 질이라는 기본기로 돌아올 수밖에 없지 않을까요."

'소울 메이트' 작품 자체의 평가는 어떨까. 그는 "중간 정도였다"며 "서울 관객들이 공연 후기로 올리는 글을 보면 아주 냉정하다"고 했다. 여성 관객들의 평가가 다소 긍정적이었다는 게 그나마 위안. 서울 공연 때 다수의 기획자들이 다녀갔고, 4, 5월에는 라이선스 공연으로 대전 무대에 선보이는 수확을 거뒀다.

CT 측은 3월 말부터 7월 초까지 대구에서 '소울 메이트' 앙코르 공연에 들어갈 계획이다. 전 대표는 "더욱 디테일하고 섬세한 공연을 위해 여성 연출가 김미정을 투입했다"며 "대구의 대표 작품으로 키우고 싶다"고 했다.

한편 '소울 메이트'는 주인공 은성과 그의 친구 혜성을 통해 20대 후반 싱글 여성들의 유쾌하고 독립적인 삶과 동시에 성공과 사랑을 향한 고민과 열정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