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아이티 대재앙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아이티의 국가 기능이 완전히 마비됐다. 수도 포르토프랭스는 폐허가 됐고 사망자가 50만 명에 이를 수도 있다는 보도마저 나온다. 대통령궁도 무너졌고 정부와 의회 등 공공 건물은 물론 성한 건물이 드물다. 중남미에서 제일 가난한 나라의 가난한 사람들이 재앙에 울부짖고 있다. 거리에는 시신들이 뒹굴고 넋 나간 시민들은 여진의 공포를 피해 이리저리 헤매고 있다. 무너진 건물에 깔린 생존자들의 비명소리도 끊이지 않는다. 그야말로 아비규환의 지옥이다.

붕괴가 여전히 이어져 시민들은 잠자리와 물과 빵을 구하지 못하고 있다. 사상자는 엄청나지만 의료시설과 의료진은 턱없이 부족하다. 문을 연 병원은 붕괴되지 않은 한 곳밖에 없다고 한다. 구조 장비와 의료진이 없기에 구조 작업의 성과는 미미하다. 지진에 따라오는 전염병 발생도 우려된다. 생존 시민들의 노숙 행렬에서는 애끓는 기도소리만 흘러나온다.

아이티 대통령은 외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국제사회의 긴급 지원을 요청했다. 구조 작업을 위한 의료진과 의약품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이미 국제사회의 아이티 구조 손길도 속출하고 있다. 세계은행은 1억 달러 지원 계획을 밝혔고 세계 각국이 구조대와 장비를 보내고 있다. 구호기구와 시민사회의 기부도 시작됐다. 우리 정부도 구호팀 파견을 포함한 100만 달러 규모의 지원 계획을 밝혔다.

아이티에는 우리 공관도 없고 교민은 70명에 교역도 활발하지 않다. 그러나 우리의 경제력과 국제적 위상을 감안할 때 정부의 지원 계획은 충분하지 않은 감이 든다. 지난해 한국은 원조받던 후진국으로서는 처음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개발원조위원회에 가입해 원조 주는 나라가 됐다. 지구촌은 국경 없는 시대가 펼쳐지고 있다. 아이티의 불행에 우리 정부와 국민의 더 많은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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