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급 레시피 두 번째 편에서는 대구그랜드 호텔 우춘택 총주방장(조리부장)의 '소안심 스테이크와 양송이 소스'를 만났다. 우 총주방장은 정갈하게 요리재료를 미리 챙겨두고 선보일 요리를 만들 준비를 해놓은 상태였다. 이번 주에는 대구요리학원에서 온 안혜진(범물중3·고교 입학예정)·윤나영(소선여중3·고교 입학예정)양과 이병관(오성고1)·이재일(대구관광고 입학예정)·김충렬(능인고2)군이 참석했다.
조리사가 되고픈 다섯 학생은 '아! 그랜드호텔 총주방장은 이런 분이구나', '호텔 안에 조리장은 이렇구나' 등 신기한 듯 눈빛이 반짝거렸다. 우 총주방장의 오늘 선보일 메뉴요리를 시작하자 눈망울은 더 똘망똘망해졌다. 미리 준비한 재료로 조리를 시작해 메뉴를 완성하는 데는 1시간가량 걸렸다. 조리 후 학생들과 기자는 부드러운 듯 쫄깃쫄깃한 고기맛과 소스의 감미로움에 모두 감탄했다.
★이날의 요리재료
소안심 150g, 통감자 1/2개, 브로콜리 20g, 당근 20g, 단호박 30g, 새송이버섯 20g, 아스파라거스 1줄기, 토마토 1/6쪽, 만가닥버섯 15g, 양송이 1개, 양파 1/4개, 마늘 1개, 로즈마리 1줄기, 타임 1줄기, 통후추, 올리브오일, 소금, 후추, 휘핑크림 5g, 베이컨 5g.
1.소고기 안심부위 고기를 스테이크 형태로 만들고 소금, 후추로 간을 한 후 로즈마리, 타임, 올리브오일, 샐러리, 양파를 간 양념에 안심고기를 절인다.
2.통감자는 호일에 싼 다음 오븐에 익힌 후 한 면을 열십자로 자른 후 모양을 낸다.
3.아스파라거스는 데친 후 버터에 살짝 볶고 나머지 채소는 소금, 후추, 올리브 오일을 발라서 그릴에 굽는다.
4.일단 소스 준비가 끝나면 팬에 기름을 두른 후 스테이크를 적당히 구워 앞뒤 색깔을 낸 다음 오븐에서 7, 8분 구운 후 접시에 담고 채소를 조화롭게 담는다. 이후 소스를 끼얹은 다음 돌려깎기를 한 양송이를 스테이크 위에 올려 마무리를 한다.
≪팁≫ 우 총주방장은 요리지망 학생들에게 양송이를 돌려깎기를 해 모양을 내는 법을 가르쳐줬으며, 스테이크는 굽는 시간에 따라 Rare(2~3분), Medium Rare(3~4분), Medium(5,6분), Medium Well(8~9분), Well-done(10~12분) 등 모두 5가지로 나눠는데 이날은 'Medium Well'로 하겠다고 설명한 뒤, 시범을 보였다. 또 안심부위도 다섯 부위로 나뉘는데 이날 준비한 고기는 그 중에서도 가장 맛있는 '샤토브리앙'이라고 밝혔다.
☆양송이 소스(Shasseur sauce) 재료
버터 5g, 양파 10g, 마늘 1/2개, 양송이버섯 1개, 백포도주 15㎖, 토마토 1/4개, 데미글라스 소스 60㎖, 전분 5g, 파슬리, 타라곤 약간, 소금·후추 약간.
1.프라이팬에 버터에 양파 다진 것을 볶다가 양송이를 함께 넣어 볶는다.
2.와인을 넣고 1/2정도 졸인다.
3.갈색소스를 넣고 은근히 한소끔 더 끊인다.
4.소금·후추로 간을 한 다음 전분으로 농도를 맞춘다.
5.토마토와 파슬리 다진 것을 첨가한다.
≪팁≫ 채소는 센불에서 살짝만 볶는다. 소스는 마지막에 불을 끈 후 버터몬테를 해야 윤기가 나고 맛이 한결 부드러워진다. 하지만 소스 만들기는 정말 어렵다. 소스의 비결은 가르쳐줘도 단 시간에 터득하기 힘들다는 게 우 총주방장의 설명. 대신 5대 소스에 대해 설명해줬다. 흰색 모체스(베샤멜), 블론드색 소스(벨루데), 갈색모체 소스(데미글라스·에스파뇰), 적색모체 소스(토마토), 노란색모체 소스(홀란다이즈)가 있는데 이날 양송이 소스는 갈색모체 소스를 준비했다.
대구 그랜드호텔 요리를 총지휘하고 있는 우춘택(46) 총주방장은 대구요리학원 다섯 학생들에게 자신의 요리인생은 '오기와 집념'으로 점철된 세월이라고 역설했다. 특히 그는 대구·경주의 일선 호텔에서만 요리경력 23년을 자랑한다. 한일관광호텔(1년)-프린스호텔(2년)-경주코오롱호텔(2년)을 거쳐 대구 그랜드호텔에서는 18년째 근무하고 있다. 총주방장이 된 건 7년 전부터.
'내가 이걸 참고 못하면 뭘 하겠느냐'고 버틴 세월이 오늘날의 그를 만든 것. 20년 전에는 친구나 친지들이 '너 뭐하냐'고 물으면, "그냥 일합니다"고 조리사인 자신의 직업조차 숨겼다. 하지만 '10년 뒤에 한번 보자'고 이를 악물었고 지금은 그 누구보다 당당하게 호텔 대장 셰프(Chef)를 맡고 있다. 우 총주방장을 얕잡아봤던 사람들이 지금은 다들 그를 인정하고 오히려 부러워한다.
그는 "참을 인(忍)을 가슴에 새기며 살아야 하는데 이는 다른 길을 가도 마찬가지일 것"이라며 "돈이나 근무여건, 주변상황 등을 너무 따지기보다 요리 자체의 즐거움에 빠져 사는 것이 좋은 요리사가 되는 길"이라고 학생들에게 조언했다.
또 특히 호텔 조리사는 휴무날이 일반인들과 달라 '남들 놀 때 일하고, 남들 일할 때 놀아야 하는 애로점도 있다'고 밝혔다. 그리고 초봉이 얼마냐고 묻는 이병관군의 질문에는 "초봉은 연봉 2천만원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에 너무 보수만 생각하면 버티기 힘들 것"이라고 조언했다. '조리사가 공부를 잘해야 하느냐'는 안혜진 양의 질문엔 "이왕이면 공부를 많이 하는 것이 좋다. 그만큼 요리 응용력이 생기기 때문"이라고 조언했다.
우 총주방장은 자신의 어린 시절 얘기도 들려줬다. 1남3녀 중 셋째였던 그는 부모가 일하러 나가면 두 여동생을 위해 밥을 해줬는데 처음에 밥이 죽이 되는 안타까운 상황을 맞이하면서, 그때부터 모든 음식의 물 조절에 대한 감각을 익혔다. 이후 라면을 하나 끓여도 자신이 만들면 '주변에서 맛있다'는 탄성이 나오는 상황을 목격하면서 요리의 세계로 빠져들었다.
한편 우 총주방장은 계명문화대 축산과를 나왔지만 이후 경북대 상주캠퍼스 식품영양학과에 편입해 학사를 졸업하고 석사학위까지 받았다. 2001년부터 2007년까지는 대경대학, 대구보건대학, 대구공업대학, 경북생활과학대 등에서 요리강의도 했다.
권성훈기자 cdrom@msnet.co.kr
사진·이채근기자 minch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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