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수가 왜 이래.' 2009-2010시즌 프로농구에서 저득점 경기가 속출하고 있다. 한 쿼터에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리는 데 실패하는 등 답답한 공격이 이어지고 결국 50점대로 경기가 마무리되는 경우까지 하나 둘 나오고 있는 것. 왜 이처럼 프로농구답지 않게 민망한 점수대의 경기가 잦아지고 있을까.
15일 원주 동부는 서울 SK와의 원정 경기에서 1쿼터에 단 4점을 얻는데 그쳤다. 역대 팀 한 쿼터 최소 득점 기록. SK도 만만치 않았다. 4쿼터에 5점만 보태면서 52대52 동점을 허용했다. 연장에선 다시 동부가 5분 동안 무득점으로 부진, 승리는 SK(63대52)에 돌아갔다. 이번 시즌 10개 팀 모두 2점슛과 3점슛 성공률이 50%와 30%를 넘는데 이날 SK는 2점슛 성공률이 40%, 동부는 3점슛 성공률이 단 9%(23개 시도 중 2개 성공)에 머물렀다.
이뿐 아니다. 14일 인천 전자랜드는 안양 KT&G를 57대52로 이겼다. 양팀 합계 109점은 2005년 울산 모비스와 창원 LG전에서 나온 종전 최소 득점 기록(110점)을 깬 것. 당시 LG의 득점은 단 50점으로 한팀 최소 득점이었는데 이것 역시 7일 대구 오리온스가 KT&G전에서 47대66으로 패하면서 새로 썼다. 12일 KT&G는 LG를 상대로 50대61로 패하기도 했다. 이번 시즌 '수비 농구'가 강세라지만 프로농구 무대임을 고려하면 아쉬운 점수다.
KBL의 일정 변경, 경기 규정의 변화가 저득점 현상의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 시즌보다 일정을 약 3주 줄여 야구 개막(3월 27일) 이전에 4강 플레이오프까지 끝내겠다는 것이 KBL의 계산이었고 이 때문에 일정이 빡빡해졌다. 시즌 후반으로 갈수록 체력 부담이 커지고 이것이 경기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 또 예전과 달리 외국인 선수 2명 중 1명만 코트에 나설 수 있다는 점, 3점슛 라인이 50㎝ 길어져 6m75㎝이 된 점을 꼽기도 한다.
하지만 각 선수들이 기량을 키우는데 더 노력해야 한다는 지적도 무시하기 어렵다. 1대1 상황에서 자신감 있게 플레이를 펼칠 수 있는 국내 선수가 얼마나 될지, 스스로 슛 찬스를 만들어내고 다득점을 할 기량을 갖췄는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 프로농구의 흥행뿐 아니라 국제 무대에서의 경쟁력을 위해서도 곱씹어볼 문제다. 한국은 아시아권에서 중국은 물론 힘과 체격이 좋은 중동세에도 밀리고 있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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