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겨울방학중에도 '방과 후 교실' 활짝

대학 공공기관과 연계 맞춤형 강좌인기

'방학 때 학원 대신 학교로 오세요.'

긴 겨울방학 동안 학생들이 갈 곳이라고는 학원 외에 마땅히 없다. 학기 중에는 학교마다 다양한 방과후 교실이 열리지만 방학 중에는 운영되지 않는 곳이 많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지역 일부 학교들이 방학 중에도 방과후 교실을 열어 갈 곳 없는 학생들의 훌륭한 배움터가 되고 있다. 특히 이들 학교는 인근 대학, 청소년센터 등 기관과 연계해 공동으로 맞춤형 수업을 지원하는 등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 학부모와 학생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방과후 교실에는 영어, 수학 같은 교과는 물론 고민·진로상담, 인터넷, 한자, 독서, 논술, 과학실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또 야외체험학습을 하고, 부모를 초청해 가족 캠프를 열고, 양로원 등에서 봉사하는 시간도 마련돼 있다. 민간 및 공공기관과 업무 협약을 체결해 지역사회와 연계망을 구축해 놓은 곳도 많다.

대구동부초교는 경북대, 영진전문대와 동부도서관, 여성문화회관, 대구기상대, 동구노인복지회관 등 인근 대학과 공공기관을 십분 활용하고 있다. 기존 방과후 학교가 주로 학업 성취와 관련된 내용에 집중한 데 비해 방학 중에는 이들 기관, 단체와 연계해 창의교실, 댄스스포츠, 오카리나, 탁구, 어린이 POP, 동화 속 미니어처 만들기, 한자 공부방 등 교과 외 프로그램이 대부분이다.

신암초교에는 경북대 사범대 학생들이 강사로 나서 수학놀이, 역사와 지리, 심리상담 등을 벌이고, 칠성초교에는 대구 북구생활체육회 소속 전문가들이 파견돼 족구, 탁구, 야구, 배드민턴 교실이 요일별로 진행된다.

사월초교에서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방과후 교실은 물론 학부모와 지역 주민, 교직원을 대상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이 특징이다. 학교폭력 예방교육, 가족대화법, 독서교육, 포토샵, 배드민턴 등 자녀들과 함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입맛대로 고를 수 있다.

또 학정초교에는 음악줄넘기부, 풋살부 등 이색 강좌가 개설됐고, 논공초교에서는 통기타, 바이올린, 아나운서, 어린이 공작, 로봇교실 등이 운영되고 있다. 죽곡초교에서는 동화구연, 중국어, 일본어, 종이접기 등 다양한 문화교실이 열리고 있다.

초등학교의 방과후 학교가 공예, 스포츠, 악기 강습, 영화 감상 등 주로 재미있으면서도 유익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된 것에 비해 중·고교의 방과후 학교는 학습에 좀 더 도움이 되도록 짜여 있다.

경상여중은 중학교 진학을 앞둔 인근 초등학교 6학년을 대상으로 영어·수학의 선행학습 강좌인 '사랑의 등불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시교육청의 도움을 받아 수강료와 교재료, 간식 등이 모두 무료여서 학생들에게 인기다. 가창중도 예비 중학생들과 1, 2학년생들을 대상으로 영어와 수학 관련 선행학습 교실을 열어 다가올 학년에 대한 부담을 줄여주고 있다. 예비 중학생들에게는 중학교 과정 예습은 물론 선배와의 만남을 통해 중학교 생활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는 효과까지 거두고 있다. 상인중학교는 대구공업대학과 연계해 진로탐색 교실을 열고 있다. 비즈공예, 칠보공예, 도자기수업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참가 학생들에게 미래 직업을 알고 고민해 보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칠곡중, 구암중, 관음중, 학남중, 동평중, 관천중, 구암고, 함지고 등 칠곡지역 중·고교는 통합형 방과후 프로그램을 연계운영하고 있다. 칠곡지역 학생들은 방학 동안 학교에 관계없이 자신이 원하는 강좌에 참가할 수 있다. 칠곡중은 영어캠프·한자급수반·바이올린, 구암중은 물리반·일본어 회화반·예쁜 글쓰기반, 관음중은 통기타반·농구반, 학남중은 수학선행반, 구암고는 원어민 캠프 등을 운영하고 있다.

동촌초, 대구입석초, 동촌중, 신암중, 입석중, 아양중 등 동구지역 초·중학교도 방학 기간 중 '희망음자리 프로젝트'를 공동 운영, 눈길을 끌고 있다.

최창희기자 cchee@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