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교육은 이제 보편화된 학습툴이 됐다. 학교나 학원처럼 교사, 강사와의 쌍방향 수업과는 달리 인터넷을 매개로 나만의 학습공간을 마련할 수 있는 학습 도우미로 차별화하고 있다. 학교 수업에서 미처 챙기지 못했거나 예·복습이 필요할 때 장소나 시간에 관계없이 'SOS'를 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인터넷 강의(인강)를 활용하는 학생들이 적잖다. 학원처럼 오가는 데 드는 시간을 아끼고, 필요한 강의를 선택해 반복할 수 있는 것도 매력이다. 유료지만 학원에 비해 훨씬 저렴하다. 그러나 맹신하다간 독이 될 수 있다. TV 보듯 단순 시청만으로 실력과 성적 향상은 기대할 수 없다. 오히려 시간과 비용을 낭비하고 학습 의욕마저 떨어뜨린다. 학습 효율을 높이려면 현명하게 선택하고 제대로 활용할 줄 알아야 한다.
◆스스로 공부법 길러줘
이나연(대구경상여고 1년)양은 인강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대구교육청의 인터넷강의 '대구 e스터디'로 꾸준히 공부한 뒤 성적이 계속 상승 중이다. 중3 때까지 다니던 학원(영어·수학)을 끊은 뒤 인강을 선택했는데 효과는 학원보다 나았다. "학원에 다닐 때는 궁금한 게 있어도 묻지 못하고 그냥 넘어간 적이 많았어요. 하지만 e스터디는 수준에 맞춰 들을 수 있는 데다 모르는 것을 반복해 학습할 수 있어 효율적이었어요."
우선 인강의 학습프로그램이 이양의 학습법과 맞았다. 목표부터 시작해 학습활동, 본격적인 학습, 평가문제 등 다양하고 체계적인 커리큘럼은 지루함이 느껴지지 않았다. 평가문제에 따라 그날 강의 내용을 얼마만큼 소화했는지 알게 돼 부족한 부분을 보충하거나 심화학습을 할 수 있게 돼 자발적 학습을 유도했다. 그날그날 틀린 문제는 오답 노트로 활용할 수 있었고 학력진단 프로그램은 전반적인 성적까지 관리해줬다. 과목별, 목차별로 학습목표를 세우고 사회, 과학과목은 예습위주로, 수학과 영어는 복습위주로 공부를 했다.
"학원에서는 이해 여부도 모른 채 진도를 따라가기에 바빴고 과외는 혼자여서 부담이 컸다"는 이양에게 인강은 모르고 이해 안 되는 것을 아무에게도 드러내지 않을 수 있어 좋았고, 궁금증을 바로바로 해결해주는 친절한 선생님이 됐다.
무엇보다 혼자 공부해야 한다는 막연한 두려움을 떨쳐줬다. 이양은 "친구들이 학원갈 때 뒤처지면 어쩌나 걱정을 많이 했는데 인강 덕분에 스스로 공부해도 성적을 높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했다.
김윤수(현풍중1)군은 중학교에 진학하면서 수학에 막연한 두려움을 느꼈다. 두꺼운 교과서 속에는 어려운 문제도 많았다. 학원에 다니는 친구들을 보며 수학 성적이 뒤처지면 어쩌지 하는 불안감도 생겼다. 그래서 듣게 된 게 대구e스터디 인터넷 강의였다. 집합과 자연수, 방정식까지 34개의 강의 동영상을 보면서 직접 계산하고 곧바로 답을 확인하면서 재미를 붙였다. 김군은 강의 외에도 여러 가지 코너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자료실에서는 유익한 수학자료와 재미있는 수학이야기를 들었고, 친구들이 올려놓은 수학용어 정리를 보며 개념을 잡아갔다. 문제를 풀다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은 묻고 답하기 코너에 올려놓으면 선생님이나 친구들이 쉽게 정리한 답글을 올려줘 도움이 됐다. 좀 어렵고 창의력을 요구하는 문제는 아버지와 함께 풀며 수학 상식을 키웠다. 김군은 "교과서 내용만 다루는 게 아니고 수학을 좀더 폭넓게 보고 생각을 키우도록 유도해 원리를 깨치게 했다"고 했다.
1년간 꾸준하게 공부한 덕분에 수학 걱정은 덜었다. "1학기 중간고사 때 수학을 88점 맞았는데 기말고사 때는 100점을 맞았다"며 "학원에 다니지 않고 혼자 공부해 100점을 맞아 자신감이 생겼다"고 했다.
◆선택과 집중으로 고득점 노린다
인터넷 강의의 장점은 실력 있는 강사의 강의를 장소와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들을 수 있다는 점이다. 서울 유명 스타 강사의 강의를 직접 가지 않고도 대구에서도 얼마든지 인터넷을 통해 만날 수 있다. 필요한 과목을 선택할 수 있고 반복해 학습할 수 있어 효율적인 시간 활용이 가능하다. 모르는 부분을 이해될 때까지 계속 되풀이해서 들을 수 있는 데다 수강료가 무료거나 저렴해 가계 부담을 덜어주는 점도 매력적이다.
하지만 모니터 속에서 교사나 강사를 1대1로 만나다 보면 인터넷 서핑 유혹에 빠지기 쉽고 스스로 자신을 제어하기 힘들어질 수 있다. 학교나 학원처럼 집중하지 않아도 제재 수단이 없다. 혼자 공부해야 한다는 점 때문에 결심이 흔들리기 쉬울 뿐만 아니라 싫어하는 과목은 피하고 좋아하는 과목만 듣는 '편식'에 빠지기도 쉽다. 자기 주도적 학습 능력이나 의지가 없다면 우수한 강의도 무용지물이다.
인강을 효율적 활용하는 방법은 없을까. 해답은 선택과 집중에 있다. 대구교육정보원 정병원 교육연구사는 "인터넷 강의는 학교 수업에서 부족한 부분을 보충하는데 활용하면 가장 도움이 된다"며 "취약 과목은 반복해 들으며 기초를 다지고, 성적이 나은 과목은 예습 위주로 활용하면 효과적"이라고 했다.
강의를 선택할 때는 유명강사의 강의를 맹목적으로 듣기보다 자신에게 맞는 강의를 찾아야 한다. 아무리 스타 강사라도 자신의 실력이나 학습 스타일과 맞지 않으면 효과가 떨어져 시간낭비만 하는 셈이 된다. 메가스터디 손은진 전무는 "의욕만 앞서 이 강좌 저 강좌를 마구잡이로 신청하면 다 들을 수도 없고 수강 진도가 밀려 학습 의욕이 떨어질 수 있다"며 "학습 전에 영역과 과목을 미리 정하고 어떤 유형의 강의를 들을 것인지 꼼꼼하게 계획부터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어떤 사이트를 활용할까? 대구e스터디 등 전국 16개 시·도교육청과 에듀넷(www.edunet4u.net)은 무료로 수준별 온라인 학습 서비스를 제공한다. 기본, 보충, 심화 학습의 형태로 이뤄지며 국어와 수학 등 5개 교과를 포함해 논술과 영어 회화 등 100종이 넘는 학습 자료가 탑재돼 있다. EBS(www.ebs.co.kr)나 강남구청의 인터넷 수능방송(3만원), 학원 및 전문 인터넷강의 사이트(유료) 등을 활용할 수 있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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