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으로 다가온 2011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남북한 단일팀 구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003년 대구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집행위원장으로 북한 선수단 참가에 중추적인 역할을 했던 박상하 국제정구연맹 회장은 "국내에 이렇다할 스타 선수가 없는 상태에서 주목을 끌만한 이슈까지 없으면 2011 대회가 자칫 남의 행사 들러리로 전락할 수 있다"며 "세계의 이목을 끌고 국내 열기를 높여 관중을 경기장으로 모으기 위해선 남북 단일팀 구성 등과 같은 이벤트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물론 남북단일팀 구성이 쉽지는 않다. 우선 북한의 참가 의사를 확인해야 하고 대한육상경기연맹과 2011 대회 조직위, 대구시가 의견을 모은 뒤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그러나 올림픽, 월드컵과 함께 세계 3대 스포츠 대회인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 북한팀이 출전할 경우 IAAF도 세계 평화 기여 및 국제적인 관심 유발 등의 효과가 있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검토할 가능성이 크다. 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해야 할 대한육상경기연맹과 대구시, 대회 조직위도 북한 선수단이 출전할 경우 국내외 관심을 끌고 홍보 효과도 높일 수 있어 매력적이다. 대구시의 경우 2003년 하계 U 대회 때 북한 선수단·응원단을 참가시켜 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노하우도 충분하다.
특히 북한의 경우 장웅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이 2007년에 한국을 방문, 대구 세계선수권대회 성공 개최를 기원하는 메시지를 통해 참가 의사를 밝힌 적이 있어 대한육상경기연맹과 대회 조직위가 접촉을 시도해 볼만하다는 것이다. 장웅 위원은 실제 이 같은 뜻을 담은 메시지를 A4 용지에 직접 작성, 당시 2011 대회 유치위원회 상임고문이던 박상하 회장에게 전달하기도 했다.
서상택 대한육상경기연맹 기획홍보이사는 "남북 단일팀이 가능하다면 당연히 구성해야 한다. 북한이 출전한다면 세계적으로 관심을 끌 수 있고 육상 종목에 대한 홍보도 된다. 마라톤은 단일팀 구성이 가능한 종목 중 하나로 대의 명분뿐 아니라 메달 획득이라는 실리도 챙길 수 있다"고 밝혔다. 문동후 2011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조직위 부위원장도 "규정상으론 남북 단일팀 출전은 불가능하나 정치적으로 접근해 합의만 이뤄지면 시도해 볼 수는 있다. 세계 평화에 기여하고 대회 성공 개최를 위한 좋은 이슈가 되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검토해 볼 필요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박상하 회장은 "국제육상경기연맹에서 나서면 가능하다. 한반도가 지구촌 유일의 냉전지대이기 때문에 IAAF도 앞장 서지 않을 이유가 없다"며 "당장 다음달 밴쿠버 동계올림픽에 가면 장웅 국제올림픽위원회 위원과 박한선 북한 체육부 장관 등을 만날 수 있기 때문에 참가 의사를 타진하기 위해선 국내 합의를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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