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숲을 바라보며
완전히 벗어버린
이 스산한 그러나 느닷없이 죄를 얻어
우리를 아름답게 하는 겨울의
한 순간을 들판에서 만난다
누구나 함부로 벗어버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더욱 누구나 함부로 완전히
벗어버릴 수 없는
이 처참한 선택을
겨울 숲을 바라보며, 벗어버린 나무들을 보며, 나는
이곳에서 인간이기 때문에
한 벌의 죄(罪)를 더 겹쳐 입고
겨울의 들판에 선 나는
종일 죄, 죄 하며 내리는
눈보라 속에 놓인다.
겨울 숲을 바라보노라면, 온전히 자신을 벗어버린 나목들이 새삼 아름답다는 것을 발견하곤 합니다. 시인은 "누구나 함부로 벗어버릴 수 있는 것은 아니"라며 세속의 조건에 갇힌 우리의 처지를 직시합니다. 나무들과는 달리, 속진(俗塵)을 완전히 벗어버릴 수 없는 우리들의 이 상태를 시인은 "처참한 선택"이라고까지 합니다.
우리는 이곳에서 인간이기 때문에 "한 벌의 죄(罪)를 더 겹쳐 입고", 이 겨울 들판에 서게 됩니다. 가령 죄란 우리가 끝내 벗어버리지 못하는 그 무엇입니다. 굳이 죄가 아니더라도, 세상이 우리에게 덕지덕지 붙여준 명예나 지위 같은 세속 욕망의 누더기들을 우리는 그만큼 쉬 벗어버리지 못하는 것이지요.
그래서인지, 눈보라는 종일 죄, 죄, 하며 내립니다. 그래도 괜찮습니다. 서정주 시인이 이미 그 전에, 내리는 눈발은 괜찮다, 괜찮다, 하고 내린다고 우리를 위무해 주었으니까요.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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