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엄원태의 시와 함께] 겨울 숲을 바라보며(오규원)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겨울 숲을 바라보며

완전히 벗어버린

이 스산한 그러나 느닷없이 죄를 얻어

우리를 아름답게 하는 겨울의

한 순간을 들판에서 만난다

누구나 함부로 벗어버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더욱 누구나 함부로 완전히

벗어버릴 수 없는

이 처참한 선택을

겨울 숲을 바라보며, 벗어버린 나무들을 보며, 나는

이곳에서 인간이기 때문에

한 벌의 죄(罪)를 더 겹쳐 입고

겨울의 들판에 선 나는

종일 죄, 죄 하며 내리는

눈보라 속에 놓인다.

겨울 숲을 바라보노라면, 온전히 자신을 벗어버린 나목들이 새삼 아름답다는 것을 발견하곤 합니다. 시인은 "누구나 함부로 벗어버릴 수 있는 것은 아니"라며 세속의 조건에 갇힌 우리의 처지를 직시합니다. 나무들과는 달리, 속진(俗塵)을 완전히 벗어버릴 수 없는 우리들의 이 상태를 시인은 "처참한 선택"이라고까지 합니다.

우리는 이곳에서 인간이기 때문에 "한 벌의 죄(罪)를 더 겹쳐 입고", 이 겨울 들판에 서게 됩니다. 가령 죄란 우리가 끝내 벗어버리지 못하는 그 무엇입니다. 굳이 죄가 아니더라도, 세상이 우리에게 덕지덕지 붙여준 명예나 지위 같은 세속 욕망의 누더기들을 우리는 그만큼 쉬 벗어버리지 못하는 것이지요.

그래서인지, 눈보라는 종일 죄, 죄, 하며 내립니다. 그래도 괜찮습니다. 서정주 시인이 이미 그 전에, 내리는 눈발은 괜찮다, 괜찮다, 하고 내린다고 우리를 위무해 주었으니까요. 시인

최신 기사

mWiz
1800
AI 뉴스브리핑
정치 경제 사회 국제
한동훈 무소속 의원은 박선원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공익신고자의 신원을 공개하고 비방한 것에 대해 공익신고자 보호법 위반 가능성을 제기하며 ...
대구시는 추석 명절을 앞두고 1천억원 규모의 대구로페이 발급과 5천억원 규모의 중소기업 금융지원을 포함한 민생경제 활성화 방안을 추진하며, ...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변호사 업무를 재개한다고 발표하며, 별도의 사무실 없이 주거지를 사무소로 등록하고 상담 업무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브리핑 데이터를 준비중입니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