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건비, 연료비 등 물가상승이 너무 심한데 보험사까지 5~9%나 부품값을 깎아버리니 정말 죽을 지경입니다."
"보험청구를 해도 돈을 받는 것이 길게는 5, 6개월 이상 늦춰지는 경우까지 있습니다."
대기업, 중소기업의 상생협력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지만 대형 손해보험사들이 이를 외면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손보사들이 중소 자동차부품판매업자들에게 대금을 지급할 때 일방적으로 값을 깎거나 아예 돈을 주지 않는 경우까지 있다는 것.
9일 중소기업중앙회는 이런 이유 등으로 차부품판매업계가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다며 손보사들을 정면 비판하고 나섰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차부품판매업을 하는 190개사를 대상으로 '자동차부품판매업 애로 및 손해보험사 불공정거래행위 실태조사'를 한 결과에 따르면 차부품판매업체의 보험정비 자동차부품 대금청구에 대해 손보사가 일방적으로 평균 5.6% 깎은 뒤 돈을 주고 있었다.
대구의 감액률은 5.0%, 경북은 5.9%로, 대구가 전국 평균(5.6%)보다 낮았는데 부품업계의 단합이 잘 되면 손보사들이 감액률을 낮게 적용하는 등 손보사의 감액률은 '고무줄 잣대'라고 중기중앙회는 지적했다.
부품값을 깎는 사례가 잦다 보니 손보사와 거래에서는 순이익이 1.7%에 불과해 일반판매(7.3%) 때에 비해 순이익이 크게 떨어졌다.
돈을 적게 주는 손보사와 거래를 하지 않으면 되지 않느냐고 차부품판매업체들에게 묻자 손보사와 거래 규모가 커 '울며 겨자먹기'로 거래를 할 수밖에 없다고 업계 사람들은 답했다. 전체 조사업체 중 손보사 거래비중은 매출액 기준으로 54.8%를 차지하고 있었던 것,
손보사의 관행적인 부당 감액이 자동차부품판매업계의 커다란 경영악화 요인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고 중기중앙회는 설명했다.
차부품판매업체당 평균 15.2개 손보사와 거래를 하고 있지만, 서면계약을 체결한 업체는 42.8%인 6.5개사에 불과했다.
이들 업체 중 1.6%에 해당하는 업체만 '충분히 협의'해 계약을 체결하고, 절반 이상인 67.9%는 '계약서 작성시 손보사가 일방적으로 제시하고 이를 강요한다'고 답했다.
응답업체의 85.3%는 손보사 간 과실협의 미해결로 인한 피해를 경험했고, 업체당 연평균 814만5천원을 지급 받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손보사 간의 문제를 영세한 소상공인에게 전가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는 것.
또 조사업체의 67.4%가 과실협의 장기 미결 등으로 인해 '최대 75일이나 넘겨 납품대금을 지급받은 적이 있다'고 답했다.
한편 중기중앙회는 이달 초 차부품판매업계의 애로를 해소하기 위해 업계 대표들로 '자동차부품판매업계 공동대책위원회'를 구성했다.
위원회를 구성한 업계 관계자는 "불공정거래관행을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손보사와 협의에 나설 준비가 되어 있다"며 "과거와 같이 손보업계가 대화상대로 여기지 않는 행위가 반복된다면 손보사 마음대로 대금을 깎는 행위에 대해 집단 손해배상청구를 하는 등 행동을 보이겠다"고 말했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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