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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호랑이 옆에 여인도 있네…김호연 초대전, 14일부터

김호연 작
김호연 작

경주시 노서동에 있는 갤러리 나우는 14일부터 3월 7일까지 작가 김호연 기획 초대전으로 '경인년 백호랑이전'을 연다.

우리 민족은 예로부터 호랑이를 영물로 여겨왔다. 재앙을 몰고 오는 포악한 맹수이기도 하지만 사악한 잡귀들을 물리 칠 수 있는 영물로 인식돼 왔다. 은혜를 갚을 줄 아는 예의 바른 동물로 대접받기도 하고 한편으론 골탕을 먹일 수 있는 어리석은 동물로 여겨지기도 했다. 조상들은 호랑이를 좋으면서 싫고, 무서우면서 우러러 보기도 했다. 울산 반구대 암각화에도 호랑이 그림이 최초로 등장하고 고구려 벽화엔 좌청룡, 우백호로 백호가 등장하며 조선시대엔 예술성과 익살스러운 호랑이의 모습이 와당과 도자기 등 민예품에서 등장한다.

이번 '경인년 백호랑이전'에 초대된 김호연 교수는 경북 김천 출신으로 미국 뉴욕과 독일, 일본, 중국 등에서 40여 차례 개인전을 가졌다. 1991~1994년 뉴욕주립대 초청 교수를 역임하며 활발한 작품활동을 펼쳤다. 뉴욕 스페이스 월드, LA 아스토 뮤지엄 전속 작가로 있으며 뉴욕주립대 통일 굿과 전남대 황천무가, 동국대 대왕암 및 비천장생도 등의 벽화를 제작했다. 현재 동국대 미술학과에서 후진을 양성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경인년을 기념하는 백호를 소재로 선정하여 자신의 기법을 독특하게 표현한 수십점의 호랑이와 관련한 작품들을 선보일 예정이다.

작가는 "중국의 문호 노신의 글에서도 한국인을 만나면 늘 호랑이 얘기를 즐겨 들었다는 말이 있고 우리나라를 일컬어 호담국이란 말까지 나왔으니 우리 민족의 호랑이 사랑은 각별했던 것 같다"며 "계룡산 동학사에 가면 백호를 타고 앉아 백의를 입고 있는 보기 드문 여자 산신상이 있는데 어느 때보다 여성의 역할이 커지는 현대에 여인(산신)과 함께 있는 백호를 그려 보았다"고 했다.

김수용기자 ks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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