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민기자] 22년 된 승용차 아직도 '씽씽'

22년 된 자동차가 아직도 굴러 다니고 있어 화제다.

자동차에 대한 상식을 무시(?)한 화제의 주인공은 포항 죽도동에서 슈퍼마켓을 운영하는 김광식(66)씨의 애마인 포니2 픽업.

지난 1988년 지금의 가게를 시작하며 당시 거금인 500여만원을 주고 구입한 후 20여년간 하루도 빠짐없이 김씨의 손발이 돼주고 있다.

김씨는 "예전에는 거들떠도 안 보더니 지금은 귀한 대접을 받고 있다"면서 "서울 방송국부터 지역신문사까지 인터뷰 요청이 끊이지 않고 있다"고 치솟는 인기를 설명했다.

포니2의 역사만큼이나 주행거리도 엄청날 것이라는 일반인의 기대와 달리 지금까지 주행거리는 18만km에 불과하다. 매일 아침 물건을 떼러 인근 죽도시장과 물류창고 정도만 다니고 장거리는 고장을 우려해 다른 차편을 이용하기 때문이다.

오래된 자동차라고 얕잡아 보면 안 된다. 라디오와 히터, 경적 등 모든 것이 정상적으로 작동한다. 최첨단 자동차에 비해 기초적 기능밖에 없지만 오히려 단순함으로 인해 잔고장이 거의 없다.

김씨의 운전습관은 조심 또 조심이다. 지나가는 차량이 살짝 부딪치기라도 하면 부품 구하기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동호회나 폐차장 등에서 같은 차종의 부품이 있으면 곧바로 달려가 구입한다. 부품교체도 스스로 해결한다.

현재 전국적으로 포니2 차량은 70여대 정도 등록돼 있지만 실질적으로 운행하는 차는 10대에 불과하다는 것. 포항에도 김씨 차량외에 1대가 더 있지만 운행은 하지 않는다.

김씨는 "학생들이 지나가다 수입차인지 물어보는데 자기들보다 나이가 많은 자동차를 본 적이 없어 수입차로 착각한다"며 "길에 세워 두면 지나가는 사람들이 몰려와 차량에 대해 물어보기 때문에 일을 제대로 못할 지경이다"고 말했다.

글·사진 최철식시민기자 ccs1520@naver.com

도움:이상원기자 seagul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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