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 최대 명절인 설을 지난 15일 동대구 고속버스터미널에 있는 금호고속버스회사를 찾았다. 해마다 설이면 민족대이동의 중심에 있는 고속버스 기사(고속버스회사에서는 기사를 승무사원이라고 함)들의 애환을 취재하기 위해서였다.
이 회사에서 무사고 운전경력 20년이 넘는 베테랑 손상화(55·동구 검사동) 승무사원은 첫마디로 "매년 선물 꾸러미를 들고 고향 친지들을 찾는 귀향객들을 보면 늘 함께하지 못하는 가족과 친척 간의 정이 그립다"고 했다. 같은 회사 경력 22년의 엄재륜 승무사원은 "올 설 연휴는 특히 짧아 의외로 어르신들이 자식들을 보러 선물보따리를 들고 아들·딸네집을 찾는 모습이 많았다"고 밝혔다.
엄 승무사원은 해마다 설 연휴기간이면 고속도로에서 버스전용차로로 끼어드는 얌체운전자들 때문에 가장 속이 상한다고 했다. 이 말이 나오자마자 손 승무사원이 꼭 기사화해 달라며 한마디 거들었다.
"정부에서 9인승 차량에 6인만 태우면 버스전용차로로 운행하는 것을 허용하는 것은 정말 이해할 수가 없어요." 얼핏 봐도 승용차에 6명이 타면 안 되고 9인승 차량인데 6명만 탔다고 운행이 허용되는 것은 어이가 없다는 말이다. 그에 따르면 최소 명절 연휴만이라도 버스전용차로에 10인 이상 승차한 차량만 허용해도 지금보다 훨씬 운행시간이 단축될 수 있을 것이란 주장이다.
이번 설 연휴 동안 부인과 함께 고향을 다녀온 김성호(33·서울시 관악구 사당동)씨는 "고속버스를 이용하니 승용차를 이용할 때보다 비용면에서 크게 절약이 됐을 뿐 아니라 피로가 없어 무엇보다 좋았다"고 밝혔다.
요즘은 고속버스 서비스 시스템도 과거에 비해 많이 개선되어 승객들이 더 편안한 여행을 할 수 있다. 버스는 매일 세차하고 특히 내부는 더욱 꼼꼼히 청소한다. 또 대부분의 승무사원들은 금연을 실천하고 있다. 금호고속버스 대구지점에 근무하는 약 70여명의 승무사원 중 90%가 담배를 피우지 않고 있다.
또 차량마다 규정속도를 준수하도록 여러 가지 장치가 마련되어 있기도 하다. 이 회사 김동훈 대구영업본부장은 "금호고속버스는 전 차량에 GPS가 장착돼 있어 서울의 회사 차량관제시스템의 통제를 받는다"며 "고속도로 규정속도인 시속 100㎞를 3분 이상 넘으면 회사 자체 규정에 따라 승무사원은 징계를 받게 된다"고 말했다.
글·사진 조보근 시민기자 gyokf@hanmail.net
도움:우문기기자 pody2@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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