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기독교계의 '큰 어른'들이 뜻을 뭉쳤다. 매주 금요일 오전 11시 대구 서구 내당교회에서는 지역 원로 목사들이 모여 나라 사랑과 평화 통일을 위한 기도회를 연다. 대구경북 기독교계에선 처음 있는 일. 백발이 성성하고, 거동도 불편하지만 원로 목사들이 교단과 교파, 교리와 정치이념을 뛰어넘어 한반도와 지구촌의 평화, 나라 사랑을 위해 화합'화해를 기도하고 있다.
지역 원로 목사들의 구심체는 바로 한국기독교목사원로회(이하 한목원) 대구본부다. 원로 목사들은 비록 교단 법에 따라 목회를 은퇴했지만 자신과 이웃, 나라 사랑을 위한 기도사명(Prayer Commission)을 다하기 위해 서로의 뜻을 모으고 있다.
한목원은 지난해 8월 서울 명일동 명성교회에서 전국의 원로 목사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설립됐다. 설립 취지는 '한국 교회 은퇴 목사 1세대들 안에 기도사명의 불을 붙여야 한다'였다.
한목원을 이끄는 총재에는 한국 기독교의 대표 원로인 방지일 목사가 취임했고, 지역 기독교계의 대표 인물인 이성헌 대구 서문교회 원로 목사가 중앙본부 대표회장을 맡고 있다.
방 목사는 "나는 기도할 뿐이다. 하던 일을 쉬게 된 우리가 할 일은 기도뿐"이라며 "강단을 떠나면 설교도 끝난다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기 때문에 요단강을 건널 때까지 하나님의 뜻이 이뤄지길 바라며 기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 기독교의 초기 세대는 고난과 희생의 세대로 한국 교회의 부흥과 변화의 도구로 하나님께 쓰임받은 것으로 여기고 있다. 이들 고난과 희생의 세대는 이제 한국 교회의 목사 원로 1세대가 됐다. 원로 목사들의 '한뜻'은 한국교회 목사 원로세대가 단순한 실버세대가 아닌, 한국 기독교의 '골드세대'로 다시 태어난 것으로 기독교계에선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원로 목사들은 기도 사명만이 교단과 교파, 교리를 뛰어넘어 세계 평화의 관문이요, 교회의 생명이자 한반도 평화 통일의 지름길로 생각하고 있다.
이성헌 중앙본부 대표회장은 "한목원은 한국 기독교 역사에 유일한 기구로서 '그 작은자, 그 약한자'로 출발하지만 머지않아 한반도를 넘어 지구촌 평화의 십자가를 지고 가는 왕성한 기도 기구로 거듭날 것"이라고 했다.
한목원은 세계 각국의 원로 목사들과 손잡고 세계평화 국제기도대회를 주도하는 기구로 확대하는 것도 꾀하고 있다. 한목원은 2일 서울 할렐루야교회에서 대구경북 50여명 등 전국의 원로 목사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3'1절 기념 '한반도 평화'나라사랑 특별기도성회'를 개최했고 6'25 상기 나라사랑 기도회, 8'15 광복 특별성회, 추수감사 예배 및 실버찬양 페스티벌 등의 행사를 계획하고 있다.
한목원 대구본부의 경우 1월에 대구 서문교회에서 설립대회를 갖고, 대구경북 기독교의 원로 기구로 본격 출범했다. 이종준 목사가 대구본부 회장에, 유인상 목사가 본부장을 맡았다. 상임회장은 신일울, 부회장은 김용구'소신열'윤병규'이균성'장영덕'최영식, 상임고문은 강신복'김복덕'김선규'김영배'김이종'박윤화'윤두환'이재헌'임지영, 고문은 강원태'라길도'류연창'류윤욱'손상기'최성관 원로가 각각 맡고 있다.
대구본부는 매주 금요일 정기 기도회를 갖고, 각 교회를 순회하며 예배를 올리고 있다. 대구본부는 성가대도 조직해 사랑과 평화의 정신을 알릴 계획이다.
이종준 대구본부 회장은 "원로 목사들이 은퇴 후 나라와 한국 교회를 위해 다시 한번 쓰임받게 된 것이 감격스럽다"며 "특히 젊은이들의 나라 사랑이 퇴색해 안타까운 만큼 젊은이들의 국가관과 세계관에 사랑과 평화를 심겠다"고 했다.
이종규기자 jongku@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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