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이도 그렇지만 버섯류는 칼로 써는 것보다 손으로 찢거나 뜯어서 조리하면 더욱 감칠맛이 납니다."
영주 소백산 능이버섯칼국수집 주인 시원씨는 귀한 재료도 정성을 들이지 않으면 결코 좋은 음식을 만들 수 없다고 잘라 말한다. 손님들이 음식을 즐겁게 먹고 기쁘게 돌아갈 때 보람을 느끼는 이유다. 능이가 아무리 깊은 향과 맛을 지녔다고 해도 정성이 없으면 제맛을 낼 수 없다. 이처럼 정성을 들인 시원씨의 능이요리는 몸속 탁한 기운이 사라지고 머리를 맑게 하는 것으로 소문나 있다. 하지만 아직은 프랜차이즈 사업에 나설 준비가 돼 있지 않다.
"제게 능이요리를 가르쳐 주신 큰스님이 아직도 만날 호통만 치시는데 제가 누구를 가르친단 말입니까. 큰일나요. 까불다간 이 집 장사도 못해 먹는다니까요."
겸손하기만 한 시원씨는 소백산 성혈사의 봉철 스님에게서 능이 다루는 법을 1년 동안이나 배웠다. 지금도 '손님에게 약이 되고 득이 되는 음식을 만들어야 하고, 부처님께 공양 올리는 마음가짐으로 음식을 대해야 한다'는 스님의 말을 새겨가며 조심스럽게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 아직 남들 앞에 나서지 말라는 스님의 당부 말씀에 그동안 일체의 언론 취재에 응하지 않았다는 시원씨는 사진을 찍기 위해 내미는 카메라에 연방 손사래를 쳐 겨우 옆모습만 찍을 수 있었다.
권동순기자 pinok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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