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700자 읽기] 프루스트의 화가들

유예진 지음/현암사 펴냄

소설을 제대로 읽기 위해 미술을 연구하는 책이 나왔다. 이 책은 소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읽는 새로운 방법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다.

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는 방대한 분량으로 쉽게 접근하기 힘든 책이다. 하지만 예술적 감성과 매력적인 글로 늘 필독서 목록에 오른다. 소설에는 실제로 100명의 실제 예술가와 200여점의 작품이 언급된다. 이 책은 프루스트의 삶과 예술론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 화가 15명을 선정하고 그들의 그림을 대하는 주인공 마르셀의 시선을 분석한다.

실제 프루스트는 많은 화가들과 친분을 쌓으며 지냈고 미술에 대한 남다른 애정과 평론가 못지않은 깊이 있는 관찰로 유명하다. 미술에 대한 시와 산문을 남겼고 이 글들은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서 총집결이 된다. 소설 속 가상 화가인 엘스티르는 인상주의의 거장 마네를 비롯해 모네, 르누아르, 시슬레 등의 이론을 혼합해 작가가 직접 빚어낸 주목할 만한 인물이다. 엘스티르의 작품을 통해 마르셀은 자신의 주변을 둘러싼 실재를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게 된다. 프루스트의 예술관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명화에 얽힌 일화, 당시 스캔들까지 충실하게 기록하고 있다. 349쪽, 1만6천500원.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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