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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영어만큼은 제대로 가르쳐 주고 싶어" 에밀리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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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등굣길 수업을 진행한 영어강사는 10년 전 필리핀에서 시집 온 마리아 에밀리 빌라룬(40)씨. 1999년 한국으로 시집 온 에밀리씨는 지난 3월부터 아침 영어강사로 일하고 있다. 매주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이 학교에 다니는 두 자녀와 함께 출근을 한다. 현재 에밀리씨는 아침마다 5단계에 해당하는 자유회화존에서 '프리토킹' 과정을 맡고 있다. 1~4단계를 통과한 학생들과 주제 없이 자유롭게 토론하며 외국인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고 학생들이 자신들의 영어 실력을 검증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에밀리씨는 일반 어학원 강사가 아니다. 필리핀에서 온 그는 한국으로 시집을 와 두 딸을 둔 주부다. 필리핀에서 대학을 졸업한 엘리트이지만 강의경험은 없다고 한다. 평소 '영어를 가르치고 싶다'는 생각은 있었지만 학원도 아닌 학교에서 그것도 야외에서 영어를 가르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 못했다.

그러나 이 학교에 다니는 두 아이를 통해 학교에서 아침영어 공부 프로그램을 준비한다는 소식을 듣고 선뜻 자원했다. "이 학교 자녀들의 학부모 중 3분의 2 정도가 일용직인데다 맞벌이 가정도 많아 교육에 대한 관심에 비해 상당수 학부모들이 자녀교육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더구나 인근에 학원이 없는데다 통학거리까지 멀어 방과 후 교육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현실이 안타까웠습니다."

최근 신문에 보도된 '영어실력이 학벌보다 중요하다'는 기사도 결심을 굳히는 계기가 됐다. "학부모의 한 사람으로서 아이들에게 영어만큼은 제대로 가르쳐야 한다는 소명감 같은 것이 생겼어요. 다행히 영어권국가인 필리핀 출신으로 영어에 자신이 있었다"고 했다.

현재 임신 4개월로 점점 몸이 무거워 오지만 "아이들의 영어 실력이 몰라보게 좋아지는 것을 볼 때마다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거동에 불편이 없는 한 아침강의를 계속할 예정이다. 에밀리씨는 "2학년에 다니는 아들과 1학년에 재학 중인 딸도 곧 이곳에서 영어를 배울 수 있다는 생각 때문에 더 열과 성을 다해 가르치고 있다"며 활짝 웃었다.

최창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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