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과 감주, 마 동동주… 안동대표음식 "저요 저"

24개 읍면동 향토음식솜씨대회, 향수 추억의 먹을거리 "맛있는 잔치"

24일 안동문화원이 연
24일 안동문화원이 연 '제1회 읍·면·동 향토음식솜씨대회'에서 지역 마을과 가정에서 전해오는 음식들이 대거 출품돼 관심을 끌었다.

어릴 적 아이들의 허약 체질을 달래줬던 '엄마표 안동 감주', 병문안을 온 손님이 가져온 떡을 먹지 못하던 당뇨병 환자를 위해 만든 '건강 영양떡', 방랑시인 김삿갓을 사로잡았던 '마 동동주'…. 안동지역 24개 읍·면·동에서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를 머금은 향토 음식들이 한자리에 선을 보였다.

24일 안동문화원이 문화원 앞마당에서 마련한 전국 유일의 여성축제인 '제9회 여성민속 한마당'에서 올해 처음으로 열린 '제1회 읍·면·동 향토음식솜씨대회'에는 지역 마을과 가정에서 전해오는 음식들이 평가를 받았다.

이날 대회는 이재춘 문화원장이 안동지역에 전해오는 전통음식 현대화와 여성들의 음식 솜씨 겨루기를 통해 가족의 건강을 책임졌던 안동 여성들의 삶의 지혜를 살펴보고 엄마의 정성이 깃든 추억의 먹을거리에 대한 향수를 달래기 위해 마련했다.

길안면 부녀회에서는 지역 특산물인 사과를 이용한 감주를 선보였다. '떡부엉이 물렁 죽단지'라 불리던 허약 체질의 아이를 위해 언제나 준비해 두었던 엄마표 감주에다 길안사과를 첨가해 '사과감주'를 만들어냈다. 기존 감주에 비해 달콤할 뿐만 아니라 향긋한 사과향이 코끝을 자극했다.

송하동 부녀회는 '채근과 삼색떡'을 만들어냈다. 이 떡은 빨강·초록·노랑의 3색 파프리카 즙에다 찹쌀가루와 자색고구마·호박고구마 가루로 반죽한 다음 잣·호두·밤 등으로 속을 채운 건강 영양떡이다. 당뇨병 환자 병문안에 가져갔던 떡이 환자들에게는 '그림의 떡'이 된다는 것을 알고서 고혈압·당뇨·비만 등 성인병 환자들도 먹을 수 있는 건강식을 만들어 낸 것이다.

특히 고창전투(후삼국시대 안동의 옛지명인 고창에서 왕건이 견훤을 이긴 싸움) 승리에 한몫을 한 안중 할머니의 '고삼주'와 어릴 적 돈이 없어 사먹지도 못해 물끄러미 침만 삼켰던 기억이 있는 '미리지(반달) 떡', 조선시대 과거길에서 오랫동안 먹을 수 있도록 조리해 보냈다는 임동 밀양박씨 가문의 '천리찬, 급제찬', 어려운 시절 허기를 면했던 '보리·쑥 개떡' 등이 출품돼 인기를 끌었다.

이날 행사에서는 '전통떡 만들기' '전통음식 전시 및 시식' '추억의 음식 체험' '향토음식 체험' '어린이 화전놀이' 등 다양한 음식 관련 행사가 열려 안동 여성들의 음식 솜씨를 뽐내기도 했다.

이재춘 문화원장은 "앞으로 이 행사를 음식의 종가 안동지역의 대표적 음식 축제로 만들어 갈 것"이라 했다.

안동·엄재진기자 2000jin@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