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왕비의 성공투자 다이어리] ⑩맞벌이 예찬

되도록 일찍 '디딤돌' 만들어야

나는 맞벌이 15년차다. 내가 맞벌이를 하다 보니 삶에서 재테크만큼 자녀교육에 더욱 관심을 갖게 된다.

물려받은 것이 없었기에 내 아이들에게 좀 더 많은 부를 물려주려기보다 내가 커서 알게 된 상대적 빈곤감을 줄여주려고 늘 노력을 했다. 결혼하고 2년 반이 지날 무렵 첫 집을 마련할 시점에 아이를 계획하고 임신했듯, 결혼하고 내 집 마련 전에는 절대 아이를 낳지 않겠다는 나 자신과 약속을 지켰다. 지금 돌아보니 두 아이를 출산할 때마다 딱 한달 만에 직장에 복귀했다. 주변의 시선, 가족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한달만의 복직이 운동이라 생각하고 맞벌이를 해왔다. 그때 어른들께서 늙으면 병이 된다고 하셨지만 나는 그런 것까지 다 챙길 상황이 못 되었다. 사정을 모르는 사람들은 집을 사놓고 애는 보지 않고 일하러 가는 나를 불쌍하게 보기보다 '돈 독(毒)' 오른 인정 없는 엄마 취급을 했다. 아이를 돌봐주는 곳이 칠곡이어서 주중에 한번 가고 주말에 데려오면서 정말 가슴 아픈 4년을 보냈다. 큰아이가 다섯살 유치원에 들어갈 무렵 동생이 생겨서 집으로 데리고 왔다. 아이는 맞벌이 부모를 만난 것을 아는 듯 스스로 유치원과 학원을 오갔다. 그 과정에서 아이와 내가 흘린 눈물이 오늘의 나를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자식 노릇도 부모 노릇도 최소한의 돈은 있어야 한다. 자식에게 좋은 교육을 시키고 자식이 나를 떠날 때 초라한 부모로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서는 반드시 돈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 뼈저리게 느낀 건 남편 혼자 벌어서는 절대 안 된다는 것이었다. 2천900만원짜리 전세로 결혼생활을 시작한 우리 부부로서는 남편이 아무리 잘 벌어준다 해도 내 계획을 채우기에는 부족하다고 생각했다.

동화나 TV에 나오는 신데렐라는 이 세상에 없다. 우연한 기회에 재벌을 만날 확률도 제로다. 대부분 자기 밥그릇 크기만큼 배우자를 만난다. 그래서 우연히 돈벼락을 맞을 기회를 꿈꾸기보다 열심히 일하고 재테크 잘해서 돈 벌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물론 맞벌이를 하면 수입만큼 지출도 상당한 것은 사실이다. 둘이 번다는 이유로 생기는 유혹도 많지만 그것마저도 둘이 벌기에 가질 수 있는 행복이다.

맞벌이는 반드시 해야 한다. 부모시대는 대부분 아버지 혼자 벌어 4명 아니, 6, 7명의 식구도 먹여살렸지만 삶의 질이 높아진 요즘에는 둘이 벌어 아이 둘 키우기도 만만찮은 세상이 됐다. 되도록 일찍 맞벌이를 해서 디딤돌을 잘 다지는 것이 중요하다. 돈이란 일정 부분 종자돈 모으기가 힘들지 종자돈을 모아 굴리면 돈의 습성상 금방 탄력을 받을 수 있다. 그것도 혼자가 아니라 함께 키워가면 외벌이의 몇배 이상 빨리 목표에 이를 수 있다. 부부 서로를 위해 삶의 소중한 것들을 기준으로 돈을 모으고 함께 쓸 수 있다면 이것이야말로 가장 즐거운 보상이라 믿는다.

권선영<다음(Daum) 카페 왕비재테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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