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여성에게 더 흔한 치핵, 노화·변비·임신 등 원인

누구나 한번쯤 항문 불편감을 느낀다. 하지만 선뜻 이야기하기는 꺼림칙하다. 특히 여성은 보여주기도 부끄럽고 치료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때문에 상담도 하지 않고 참는 경우가 대부분. 치질은 치핵, 치열, 치루, 항문 소양증 등의 항문 질환을 통칭하는 말이다. 여성에게 더 흔한 것은 치핵과 치열인데 10, 20대의 젊은 여성은 치열, 40대는 치핵의 빈도가 높다.

◆미혼 여성에게 흔한 치열

치열은 항문의 점막이 찢어지는 것으로 배변시 찢어지는 통증이나 쓰림을 겪고, 선홍색 출혈이 나타난다. 배변 후 몇 시간 또는 며칠씩 이어지는 통증 때문에 변보기도 겁을 내게 된다. 결국 딱딱하고 굵어진 변이 좁은 항문을 통과하면서 증상은 더욱 심해지는 악순환을 겪게 된다. 젊은 여성들은 오래 앉아 있는 생활 습관, 생리 주기에 따른 불규칙한 배변 습관, 다이어트, 집 밖의 화장실을 쓰지 못하는 습관 등으로 흔히 변비를 경험하게 되어 치열이 흔하다.

급성 치열은 저절로 좋아지는 경우가 대부분. 39℃ 정도 되는 따뜻한 물에 5분 정도 엉덩이를 담가 주는 온수 좌욕을 하거나 식이섬유 섭취가 도움이 된다. 온수 좌욕을 하면 항문 괄약근의 긴장을 풀어주고 혈액 순환이 원활해져 통증 및 상처 치유에 매우 효과적이다.

다만 치열이 치유되지 않고 수개월 지속되는 만성치열이 되면 딱딱한 섬유화 조직과 함께 항문 밖으로 피부가 늘어지는 피부꼬리를 만들게 되는데, 이때는 수술이 필요하다.

◆임신 후 자주 겪는 치핵

치핵은 노화, 배변, 변비, 임신, 유전적 원인 등에 의해 생긴다. 대부분 여성은 임신 후 치핵 증상을 경험한다. 임신을 하면 호르몬 영향으로 변비가 잘 생기고, 항문이 부으며 분비물이 많아져 가렵게 된다. 임신 후반기엔 태아의 영향으로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못해 하지와 항문이 붓기 쉽고, 피가 굳는 혈전 탓에 통증도 생긴다. 출산시에 힘을 주어 빠진 항문이 출산 후에도 지속돼 불편해 하는 경우도 많다.

대구 구병원 김현진 과장은 "임신 후 변비, 항문 통증, 출혈, 항문 주위 덩어리, 불편감, 항문 소양증 등은 대부분 임신부가 경험하기 때문에 부끄러워 하거나 지나치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며 "임신 중 치핵은 식이섬유, 규칙적 배변, 온수 좌욕 등의 보존적 요법이 적당하며 증상이 심하면 약물치료나 수술을 고려할 수도 있다"고 했다.

임신시 생긴 치핵은 출산 후 한달 정도 지나면 좋아지는 경우가 많다. 초기에는 온수 좌욕, 내복약, 좌약 등 요법으로 증상 완화를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치핵이 완치되는 것은 아니며, 심한 출혈 및 불편감이 있을 때는 수술이 필요하다. 주의할 점은 항문 통증이나 출혈이 있다고 해서 다 치질은 아니며 염증성 장 질환이나 암 등에 의한 증상은 아닌지 반드시 감별해야 한다.

김수용기자 ks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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