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출근길, 김모씨는 스마트폰을 꺼내들었다. 시내버스와 도시철도 도착 시간을 미리 검색하기 위해서다. 덕분에 일찌감치 나가 고개를 내밀고 버스를 기다릴 일이 없다. 버스를 타고 자리에 앉자마자 김씨는 넷북을 꺼내 인터넷에 접속한 뒤 그날의 주요 뉴스를 검색한다. 중요한 고객과 적당한 점심 약속 장소를 잡기 위해 주변 맛집을 검색하는 일도 잊지 않는다. 짬을 내 세계 증시 현황을 체크하고 요즘 유행하는 아이돌 그룹의 뮤직비디오도 찾아본다. 외근 중에도 문서를 검색하고 급한 결재는 스마트폰으로 해결한다.
올 10월이면 이런 상상이 현실이 된다. 초고속무선인터넷인 와이브로(WiBro)망이 구축되고 공짜로 인터넷을 쓸 수 있는 와이파이(Wi-Fi·무선랜)존이 크게 늘면서 언제 어디서나 저렴하고 빠른 무선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본격적인 유비쿼터스 시대가 열리는 셈이다.
◆달리는 차안에서도 무선인터넷을
KT가 올 10월부터 와이브로 서비스를 시작하면 대구 전역에서 언제 어디서든 무선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한 달에 1만~3만원을 내면 스마트폰, PMP, 태블릿PC, 노트북 등 무선인터넷을 지원하는 기기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것. 무심코 휴대전화 인터넷 연결 버튼을 눌렀다가 데이터요금에 놀라 황급히 꺼버리는 일이 사라지는 셈이다. 스마트폰이 아니더라도 와이브로가 지원되는 휴대전화를 사용하면 인터넷 서비스를 즐길 수 있다.
와이브로는 야외에서는 물론, 60㎞ 이하로 달리는 차안에서도 인터넷 접속이 가능하다. 기존 3G망인 WCDMA 망을 쓰지 않기 때문에 데이터 요금도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거리나 달리는 차 안에서 온라인게임이나 웹서핑을 하고, 실시간 동영상을 보거나 어학 공부를 하는 일이 현실화되는 것. 이메일이나 문서를 검색하고 결재하는 이동 사무실 역할도 가능하고 지역 명소나 유명 음식점 같은 관광정보나 지하철, 버스 등 교통 정보도 어디에서나 얻을 수 있다.
와이브로 공유기를 이용하면 무선랜 기능을 탑재한 모든 단말기에서 인터넷에 접속할 수도 있다. SK텔레콤이 선보인 와이브로 기반 무선공유기 '브릿지'는 노트북이나 휴대전화, 가정용 콘솔게임기 등 최대 7대의 기기를 동시에 사용할 수 있다.
◆와이파이존도 크게 확대돼
일정한 지역에 들어가면 무선인터넷을 무료로 즐길 수 있는 와이파이(Wi-Fi)존도 크게 넓어진다. 이동통신사들이 앞다퉈 기존 와이파이존을 두 배 이상 늘리기로 한 덕분이다.
KT는 자사 스마트폰 사용자가 공짜로 인터넷을 쓸 수 있는 '쿡앤쇼 존'을 확대 구축할 계획이다. 지난 1분기 대구 전역에 무선공유기(AP) 3천개를 설치한 데 이어 상반기 중 500곳을 추가로 구축하기로 했다. 각 동 주민센터와 대구은행, 대구시청, 각 성당, 동대구역, 대구백화점, 롯데백화점, 동성로 통신골목, 주요 대학 및 병원 등은 물론, 패스트푸드점과 커피전문점, 영화관 등 다중이용시설에서는 언제나 무선인터넷을 공짜로 쓸 수 있게 되는 것. KT는 올 한해에만 전국에 '쿡앤쇼존'1만4천223곳을 추가로 구축하는 등 와이파이존을 2만7천337곳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SK텔레콤도 전국에 자체 와이파이존인 'T스팟'을 1만여 곳 설치한 뒤, 모든 통신업체의 스마트폰 이용자에게 개방하겠다는 파격적인 계획을 내놨다. SK텔레콤의 T스팟 존에서는 스마트폰이나 노트북, 넷북 등이 있으면 누구든 무선인터넷을 쓸 수 있다.
3G망 접속이 가능한 휴대전화가 있으면 어디서든 와이파이망을 사용할 수 있는 길도 있다. KT는 최근 유료 3G망 신호를 잡아 와이파이 신호로 전환해주는 휴대형 공유기'단비'(3G 에그)를 출시했다. KT의 무선데이터 요금제인'쇼 스마트 500/1000'등에 가입한 고객들은 휴대전화를 단비와 연결해 와이파이 지역이 아닌 곳에서도 노트북이나 기타 휴대기기로 무선인터넷을 쓸 수 있다. 단, 일반 와이파이존과 같이 무료로 무선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정액 데이터 요금제 사용량에서 가산되는 방식이다. KT는 스마트폰 데이터 정액요금제를 일반 휴대전화로 확대해 일반 휴대전화로도 단비 이용이 가능토록 할 방침이다.
이처럼 언제 어디서든 무선인터넷 사용이 가능해지면서 다양한 공공정보 서비스를 위한 지자체의 노력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현재 대구시가 무선인터넷 사용자를 위해 제공하는 서비스는 거의 전무하고, 일부 앱 개발업체들이 대구버스와 지하철 정보를 이용하는 앱을 내놓은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이동통신사들이 앞다퉈 무선인터넷의 망 구축에 나서는 만큼 대구시도 시민들이 공공정보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교통, 문화, 관광, 생활정보 등 다양한 인터넷 콘텐츠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와이브로(WiBro/Wireless Broadband Internet)
무선 휴대인터넷 서비스. 휴대형 무선단말기를 이용해 움직이거나 시속 60㎞로 이동하는 상태에서도 고속 전송속도로 인터넷에 접속, 다양한 정보와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다. 즉 PC, 노트북, PDA, 차량용 수신기 등에 무선랜과 같은 와이브로 단말기를 설치하면 이동하는 자동차 안이나 지하철에서도 휴대폰처럼 자유롭게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이다.
★와이파이(Wi-Fi)
무선접속장치(AP)가 설치된 곳의 일정 거리 안에서 초고속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는 근거리통신망(L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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