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김범일 대구시장 후보와 김관용 경상북도지사 후보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이 얘깃거리를 낳고 있다. 김범일 후보는 초대 인사를 최소화시키며 조촐하게 개최했지만, 김관용 후보는 최대한 많은 인원을 동원하며 세 과시의 장으로 활용했다.
15일 열린 김관용 후보 선거사무소실 개소식에 3천여명이 참석했다. 150여평의 선거사무소에 입추의 여지가 없었고, 개소식을 찾은 인사들의 상당수는 사무실에 발을 들여놓지도 못했다. 선거사무소 인근의 경산네거리가 한때 교통이 마비될 정도였다. 김 후보 측은 1천700대를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지만, 턱없이 부족했다.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 등 현직 국회의원 16명, 김덕 전 부총리를 비롯한 전직 장관 4명, 전직 도지사 등 참석 인물도 화려했다. 가수 태진아도 보였다.
반면 13일 열린 김범일 후보 개소식은 차분하게 진행됐다. 참석 인원도 500여명에 불과했고, 1시간 만에 끝이 났다. 김범일 후보는 "폐를 끼치기 싫어 초대 인원을 최소화했다"고 말한 바 있다.
이처럼 같은 광역단체장 후보지만 개소식 규모에서 확연하게 차이가 나는 것은 두 후보의 개인적인 기질과 대구시장과 경북지사 선거의 성격이 다르기 때문이란 풀이다. 김관용 후보는 상대적으로 인간관계를 중시한다. 의리와 정(情) 같은 동양적인 가치에 비중을 둔다는 평이다. 경북이 대구에 비해 면적이 넓은 탓에 세 과시를 통한 구두 홍보도 염두에 뒀다는 후문이다. 김 후보 측은 "개소식 규모를 크게 해야 먼 곳에서 온 참석자들이 '대단하더라'는 구두 홍보가 먹힌다"고 말했다.
반면 김범일 후보는 형식에 매이는 것을 싫어하고, 상대에 부담을 지우는 것을 꺼리는 성격이라 한다. '말 많은(?)' 대구 지역의 특성을 감안해 개소식을 성대하게 치러는 데 따른 역풍도 우려했다는 후문이다. 선거사무실을 대구에서 유동 인구가 가장 많은 범어네거리 인근보다 황금네거리 부근에 마련한 것도 형식보다 내용을 중시하는 그의 성격에 따른 것이란 전언이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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