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남·북 교역 중단, 지역업체 후폭풍 초긴장

개성공단 입주업체들 교역중단 파장 촉각

정부가 천안함사태에 대한 책임을 물어 남북 교역·교류 중단을 천명하자 지역 경제계가 후폭풍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서도산업㈜, ㈜평안, 웅피케이스 등 개성공단에 입주해 있는 대구지역 3개 업체는 이번 남북 교역·교류 중단 조치에서 개성공단만큼은 제외된 것에 일단 안도하면서도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는 모습이다. 북한 농수산물을 수입 판매해온 지역업체들도 당장 수입을 중단해야 할 입장에 빠져 애를 태우고 있다.

◆개성공단 입주업체들 반응

이번 대북교역 중단 조치에서 개성공단이 제외되자 대구지역 3곳의 개성공단 입주업체들은 일단은 안도하면서도 앞으로 전개될 사태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들 기업은 정부의 조치에 따라갈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입장 표명을 자제하면서도 남북경협 사업만은 하루빨리 정상화를 찾았으면 하고 바랐다.

손수건을 개성공단에서 봉제하는 서도산업㈜ 한재권 대표는"개성공단 문제는 기업의 생존이 달렸지만 정부 차원의 대책에 대해 개별기업에서 어떻게 할 수 없는 처지이기 때문에 정부의 후속조치를 지켜볼 뿐"이라고 말했다.

개성공단 입주기업 대표자 모임인 개성공단 기업협회 부회장을 맡고 있는 그는 "개성공단 기업협회가 애초 26일 총회를 열고 신임 집행부 구성을 할 예정이었지만 무기한 연기했다"면서"이는 이 모임이 개성공단 철수를 위한 대책모임으로 비치는 등 오해를 살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침구류를 생산하고 있는 ㈜평안의 강진구 상무는 "현재 상황에서는 정부와 북한의 결정을 지켜볼 수밖에 없고, 회사 자체적으로 결정할 수 없다"라면서"남북 모두가 서로 양보해서 더 이상 개성공단 문제가 파국으로 가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 뿐"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현재 개성공단에 5명의 직원을 파견하고 있는데, 정부의 상주 인원 축소방침에 따라 현지에 3명만 상주하고 나머지 2명은 필요할 때 출퇴근하기로 했다.

낚시용 가방 생산업체인 웅피케이스 유병철 과장은 "생산시설을 늘리려고 개성공단에 새로 신축 중인 공장(1천320㎡)이 다음달 완공될 예정인데 개성공단 상주 인원 축소 방침으로 건설업체들의 출입도 제한되면 공기에 차질을 빚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그는"개성공단에 현지화를 많이 시켜놓은 관계로 개성공단에 파견한 상주 인력은 한 명이고, 나머지 한두 명은 1주일에 2, 3일씩 오가고 있어 인원 축소의 영향을 받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개성공단 입주업체들은 "남북문제가 경색되고 체류 인원이 줄어드는 등 불안요소가 발생하면 외국 바이어들의 주문 물량이 격감하는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면서 "심각한 상황으로 가는 파국 만은 막아야 한다 "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무역업체들도 불똥

남북 교역 중단조치로 포항 신항에도 불똥이 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포항 신항에 들어온 북한 국적 선박은 28척. 북한을 거쳐 들어온 무역선은 이보다 훨씬 많다. 올해 무연탄 수입량만 100만t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지만 전면 중단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포항 영일만항과 북한 나진항을 연결해 중국 동북 3성 물동량을 확보해 동북아 물류허브로 도약하겠다는 경상북도의 구상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북한과 교역을 하고 있는 지역 업체들도 초긴장 상태다.

지난해 남북간 교역 규모는 16억8천만달러. 지난해엔 금강산 사업 중단 등의 영향으로 전년 대비 16.1% 감소했지만, 올들어 회복세를 보여 올 3월까지 5억2천483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7.1% 늘어났다.

무역협회 대구경북지역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대구와 북한과의 교역 규모는 반출이 1천69만달러, 반입은 1천634만달러를 기록했다. 올해는 1분기까지 반출 349만달러, 반입 389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97.4%와 34% 증가했다. 올해 순면직물과 직물제 의류, 폴리에스터단섬유직물의 반출과 반입이 주종을 이루고 있다.

경북은 북한과의 교역이 지난 한해 동안 반출은 146만달러, 반입은 1천130만달러를 기록했다. 올해 1분기까지는 반출은 5만6천달러, 반입은 218만3천달러로 각각 -90.5%와 39.7%를 기록했다. 경북은 새우와 버섯류, 건조수산물의 반입이 많았다.

무역협회 대구경북지역본부 김미경 과장은"섬유류들은 개성공단 입주업체들의 물동량이 많아 이번 교역중단 조치에 개성공단은 제외돼 있어 피해가 덜하겠지만, 새우 건조수산물 등 수산물의 교역은 당장 피해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를 반영하듯 경북에서 북한산 수산물을 취급하는 해담의 정한목 사장은"북한과의 교역이 중단되면 패류와 수산건조물 등의 반입이 중단된다. 이 경우 중국 등 다른 나라로 수입국을 바꾸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대체가 힘든 품목도 있다"라면서"조개 등 패류와 문어 등 제사 용품 값은 반입이 중단되면 가격이 오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진만기자 fact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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