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표밭 현장]칠곡군…인물 찍자니 당이 걸리고 당을 찍자니 인물 아깝고…

칠곡군 표밭은 초접전으로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 최근 매일신문 여론조사에서도 투표하겠다는 층이 80% 이상으로 선거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위쪽부터 김경포, 배상도, 장세호 후보.
칠곡군 표밭은 초접전으로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 최근 매일신문 여론조사에서도 투표하겠다는 층이 80% 이상으로 선거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위쪽부터 김경포, 배상도, 장세호 후보.

인구 12만명의 커다란 칠곡군. 시장통에서 만난 한 상인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해 속 타는 사람들이 많다"고 선거 분위기를 전했다. 무슨 말인지 알아들을 수 없다고 하자 옆의 젊은 상인이 "군수님을 찍자니 당이 없고, 당을 보고 찍자니 또 마음에 걸리고…"라 했다.

장세호(53) 무소속 후보는 "10년간 공들여 준비했다"며 "이인기 국회의원의 제왕적 횡포에 대한 비판이 표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로선 이번이 3번째 군수 도전이다. 그러면서"저에게는 양질의 지지군이 고정돼 있다"며 경쟁자였던 일부가 자신을 돕고 있다고 언급했다.

김경포(59) 한나라당 후보는 "늦게 뛰어들어 인지도가 낮았는데 최근 급상승하고 있다"고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공천 과정 등에서 나타난 반(反) 이인기 정서에 대해서도 "보는 관점에 차이가 있다. 3선 의원으로서 관록과 정치적 감각이 있을 것"이라고 두둔했다. 김 후보는 "후보들에게 정책대결로 가자고 하고 싶다"며 "온갖 유언비어와 비방, 흑색선전이 난무하는 비정상적 선거가 우려된다"고 상대 후보를 겨눴다.

김 후보에 대한 여러 소문 중에는 특이한 것이 있었다. 김 후보가 공천 직전 이 의원에게 '군수직은 한 번만 하겠다'는 등의 내용을 각서로 썼다는 것. 이에 대해 김 후보는 "각서까지는 아니고 평생 공무원으로 당 기여가 없어 열심히 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라고 해명했다.

3선에 도전하는 배상도(71) 무소속 후보는 "칠곡의 이익을 위해 마무리를 잘해달라는 주민들이 있어 나왔다"고 했다. 공천에서 탈락한 섭섭함에 대해 묻는데 옆에 앉아 있던 배 후보의 아내가 왈칵 울음을 쏟아냈다. "남의 눈에 눈물나게 하면 자기는 피눈물이 난다고…"라며 흐느꼈다. 배 후보는 아내를 다독이며"군수 시절 쌓은 주춧돌에 이제 집을 올릴 시기"라며 "다른 사람이 되면 주춧돌을 다 없앨 것이고 그 손해는 군민에게 돌아간다"고 했다. 한나라당 김 후보는 전 칠곡군 기획감사실장이다. 이에 대한 일종의 '배신감'도 배 후보로부터 묻어나왔다.

인동 장씨, 김해 김씨 등 문중의 결집, 본당이 8곳이나 되는 가톨릭세의 지원, 반 이인기 정서 등이 어떻게 움직이느냐가 관전포인트다. 김 후보는 최근 유권자들이 모인 행사장에서 욕설과 함께 후보의 배우자를 비방한 주민을 선관위에 고발, 인터넷 비난 댓글에 대해서도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 칠곡은 한나라당과 무소속 간 초박빙 지역으로 분류되고 있다.

칠곡·조향래기자, 서상현기자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