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지방선거가 역대 최대 규모로 치러지면서 후보들이 유권자들에게 자신을 효과적으로 알리기 위해 '숫자 마케팅'에 열 올리고 있다.
대구지역에만 320명이 출마할 정도로 후보가 난립하면서 출마자 이름보다 기호 순서를 먼저 각인시키기 위한 선거 운동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기호 1번 후보의 경우 한나라당 공천자라는 점을 집중 홍보하고 있고, 한나라당 이외의 정당이나 무소속 후보들은 동음이의(同音異意)어를 활용한 기호 순번 알리기에 열 올리고 있다.
기호 2번은'이번에는 2번', 기호 6번은 '야 6당 단일후보가, 기호 6번'으로 식의 홍보를 하고 있는 것. 기호 7번은 '럭키세븐'으로 연상효과를 노리고 있다. 숫자 마케팅이 가장 활발한 기호는 단연 8번. 월드컵을 앞둔 시점을 염두에 두고'8번 찍고 8강 가자'라는 구호를 내미는가 하면 '팔팔한 8번 찍고 팔자 고치세요'라는 문구가 등장하고 있다. 구의원으로 출마한 한 후보는 '구의원은 9번으로'라는 문구를 플래카드에 걸었다.
9명의 후보가 난립한 대구시교육감 후보의 경우 투표 용지에 기호가 병기되지 않기 때문에 '몇번째 칸'을 강조하고 있다. 숫자와 관련짓기 위해 애쓰긴 마찬가지인 셈이다. '대구교육'1등'으로', '오(5)직 한복판', '오(5), 깨끗한 교육감', 럭키세븐(7번째), 끝번(9번째) 등으로 숫자와 연결하고 있다.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기호 순서는 국회의석수에 따라 한나라당(기호 1번), 민주당(기호 2번), 자유선진당(기호 3번), 미래희망연대(기호 4번), 민주노동당(기호 5번), 창조한국당(기호 6번) 순으로 배정받고 있다.
7번부터는 진보신당, 국민중심연합 등 국회의석을 가진 정당이 후보를 냈을 때 우선적으로 번호를 배정받아 지역에서는 기호 7번부터 무소속인 경우가 적지 않다.
선관위 관계자는 "오죽했으면 이름보다 숫자마케팅을 하겠느냐"며 "결국 유권자들의 선거 무관심에서 비롯된 세태"라고 씁쓸해 했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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