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1천만명 잠재적 공연 수요자…시설·조직 인프라도 탄탄

대구의 성공 가능성과 과제

대구가 우리나라 대표 공연도시, 아시아 공연예술 중추 도시가 될 가능성은 있을까? 일단 산업연구원과 대구경북연구원의 최종 용역조사 결과에선 가능성과 함께 입지 선정, 접근성, 서울 및 국제 공연 문화 교류 등의 난제도 해결해야할 과제로 지적되고 있다.

연구기관들에 따르면 대구는 우리나라 남부 최대의 교통 중심지로 공연 참여도가 높은 1천만명의 잠재적 공연 수요자를 보유하고 있다. 서울을 제외하고 뮤지컬, 오페라 등 특화 공연장과 수성 아트피아 등 질적·양적으로 우수한 공연시설(공연장 42개, 객석 수 2만7천400석)이라는 최대 공연 인프라도 갖췄다. 또 봄에는 국제뮤지컬페스티벌, 여름 국제호러연극제, 가을 국제오페라페스티벌, 겨울 넌버벌페스티벌 등 사계절 테마공연이라는 차별화된 공연축제가 지속적으로 열리고 있고, 7개 시립예술단 등 공연관련 법인·단체가 30개로 서울 다음으로 많은 공연예술 조직 인프라도 갖췄다. 결과적으로 대구는 공연문화 최적지로 서울과 함께 국내 대표 공연도시 양 핵으로 자리잡을 수 있다는 진단이다.

연구기관들은 대구 공연문화도시 성공 모델로 서울과의 협력 모델을 제시했다. 서울 중심의 일극(一極) 집중형 거점에 따른 공연산업 성장률 둔화, 창의성 저해, 창작공연 감소 등의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 이핵(二核) 분산형 거점으로 대구가 타 지방에 비해 경쟁 우위에 있다는 것.

서울 등 수도권은 대중화된 대형 상업 공연의 생산·유통 기능을 수행하는 글로벌 거점, 대구는 수도권 및 해외 진출을 위한 창작·파일럿(시범) 공연의 공급 거점으로 육성 가능하다는 것이다. 대구가 거점으로 자리잡은 뒤에는 서울과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궁극적으로는 해외로 공연 문화를 수출한다는 것이다.

실제 영국 런던의 웨스트엔드는 우리의 서울, 에딘버러는 대구의 기능을 갖춰 세계적인 공연문화 성공 모델로 인정받고 있다. 또 미국 뉴욕의 경우 뉴욕 브로드웨이, 전 단계인 오프 브로드웨이, 오프오프 브로드웨이라는 창작공연물 검증·수정 시스템이 정착돼 있고, 뉴욕과 보스턴 간에는 뉴욕의 상업성 대형 공연과 보스턴의 창작·공연으로 역할 분담이 이뤄지고 있다.

대구문화재단 원상용 문화사업팀장은 "대구가 우리나라 대표 공연도시, 아시아 공연예술 중추 도시로 발돋움하기 위해선 서울과의 연계, 공연 문화의 활발한 국제 교류가 매우 중요하다. 서울과의 역할 분담, 공연문화 국제 교류가 이뤄지지 않고 따로 논다면 대구 공연문화도시 정착이 난관에 빠질 우려도 있다"고 밝혔다.

또 공연 문화의 창작·생산 기능과 관련, 이번 용역 결과에선 이시아폴리스에 그 기능을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냈다.

이와 관련, 공연 문화 창작·생산지에 대해 지난해까지 이시아폴리스와 도심인 구 KT&G 부지를 놓고 접근성 및 입지 선정 논란이 적잖았고, 결국 대구시는 접근성과 주변 공연 인프라가 잘 갖춰진 구 KT&G 부지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이번 용역에선 공연 문화의 창작·생산을 지휘하는 총괄본부인 국립 공연문화진흥원은 구 KT&G 부지에 두고, 실제적인 창작과 생산 기능은 다시 이시아폴리스로 정했다. 이 때문에 이시아폴리스에 창작과 생산기능을 둬야할 지에 대한 논란이 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종규기자 jongku@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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