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6일)은 현충일(顯忠日)이다. 1948년 8월 정부수립 후 2년도 채 못 되어 6'25전쟁을 맞았고, 이 전쟁으로 16만 명(해외참전국 포함) 이상의 군경이 사망했다. 53년 휴전이 성립된 뒤 3년이 지나 어느 정도 안정을 찾아가자 6'25전쟁 희생 장병들을 기릴 필요성을 느낀 정부는 매년 6월 6일을 현충일로 지정, 공휴일로 하고 기념행사를 가지도록 했다.
현충일을 6월 6일로 정한 데는 우리의 풍습이 반영됐다. 선조들은 24절기 중 손이 없다는 청명(淸明'양력 4월 5일 전후)과 한식(寒食'동지에서 105일째 되는 날)에 성묘를 하고 망종(芒種'6월 6일 전후)에는 제사를 지내왔다. 그래서 56년 제정 당시 망종일인 6월 6일을 현충일로 정한 것이다. 초기에는 6'25 전몰 군경을 추모하는 날로 인식돼 왔으나 91년 행사부터 모든 순국 선열 및 호국 영령을 추모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전몰 장병을 기념하는 날은 우리나라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미국은 매년 5월 마지막 월요일을 '메모리얼 데이'(Memorial Day)라고 부르며 기념한다. 1868년 남북전쟁 때 전몰장병기념일(Decoration Day)로 선포됐다가 1차 세계대전 후 전쟁에서 싸우다 목숨을 잃은 모든 미국인들을 기념하기 위해 개칭했다.
또 유명한 현충일은 호주와 뉴질랜드의 앤잭 데이(Anzac day). 앤잭은 호주'뉴질랜드 연합군(Australian and New Zealand Army Corps)의 약자. 자유를 수호하기 위해 세계 각처의 전장에서 희생된 호주와 뉴질랜드인들을 추모하기 위해 양국 정부는 매년 4월 25일을 공휴일로 지정하고 각종 추모행사를 연다. 풍성한 행사 덕분에 세계 각지에서 관광객들이 모여든다.
독일은 성탄절 4주 전 일요일을 국민애도일(Volkstrauertag)로 정했다. 1, 2차 세계대전 전사자 및 희생자를 추모'애도하고 유태인 대량 학살 등 과거 잘못된 행동에 대한 속죄를 한다. 영국, 프랑스, 러시아, 일본에도 공식적인 추모일이 있다.
마침 올해는 6'25 발발 60주년을 맞는 해다. 전쟁의 공포가 점차 사라지고 있을 즈음 천안함 사건이 터졌고 아까운 우리의 장병 46명이 고귀한 목숨을 잃었다. 현충일만이라도 우리의 자유와 재산을 지키기 위해 산화한 호국 영령들의 명복을 빌어 보자.
최정암 동부지역본부장 jeong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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