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줘도 못먹는' 대구경북 몫 국회부의장

개인 계산에만 몰두, 후보단일화 실패…TK정치권 현주소 드러내

대구경북 몫이라고도 일컬어지던 국회부의장 자리 확보는 실패했다.

7일 오전 국회부의장 경선에서 박종근(달서갑), 이해봉(달서을) 등 대구지역 4선 의원이 나섰지만 부산출신 정의화 의원에게 패했다. 정 의원이 과반이 넘는 97표를 얻었지만 박, 이 의원은 각각 31표, 28표를 얻는데 그쳤다. 지역간, 계파간 대결 양상의 경선에서 비주류인 친박계이자 대구의 두 중진의원이 후보단일화를 하지 못한데 따른 예견된 결과였다.

지역정치권은 후보단일화 없이 경선에 나설 경우, 승산이 없다며 이날 오전까지 후보단일화를 위한 중재에 나섰지만 후보단일화에 대한 결론을 내지 못했다. 이에 두 의원은 양보 없이 각각 출마, 아쉬운 결과를 확인할 수밖에 없었다.

투표 전까지 만이라도 후보단일화에 성공했다면, 'TK몫' 부의장 확보가 가능했다는 것이 여권 핵심관계자의 전언이다. 6선의 박희태 의원(경남 양산)이 국회의장에 내정되면서 국회의장과 김무성 원내대표, 이군현 원내수석부대표 등 국회직을 모두 PK정치권이 싹쓸이한 상황에서 다시 부산출신 정 의원이 부의장까지 차지한다는 것은 좋지 않다는 거부감도 제기돼 있는 상태였다.

그러나 지역 중진의원들은 1대 1 구도보다는 3파전이 오히려 득표에 유리할 수 있다는 이상한 논리까지 내세우면서 단일화를 거부했다. 특히 이 의원은 친이계인 정 의원과 친박계가 맞설 경우 계파대결 양상으로 비칠 수 있어 불리하다며 출마를 고집했다고 한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한 수도권 의원은 "대구 정치권은 6·2지방선거 결과도 제대로 읽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며 "야권이 후보단일화를 통해 한나라당 후보를 압박, 성공하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물론 한나라당 주변에서는 이번 부의장 경선결과에 대해 "철저하게 계파 대결 구도가 된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대구지역 두 의원간에 후보단일화를 이뤘다면 전혀 다른 결과가 나왔을 것이라는 아쉬움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서상기 의원은 "시당위원장으로서 면목이 없다"며 지역은 물론 계파의 이익마저 대변하지 않고 자기 계산에만 몰두하고 있는 대구경북 정치권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드러냈다는 비판을 겸허하게 받아들였다. 서명수기자 diderot@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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